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직은 투정 부리는 네 살 아기이지만 형이 되어 버린 엄마 판박이 첫째 아들. 작년 여름 세상에 나와 이제야 앉아서 자기 할 일을 하는 아빠 판박이 둘째 아들. 사랑스러운 두 아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육아빠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기들과 쉴 틈 없이 바쁘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고생하는 멋진 엄마, 아빠들을 항상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기자말]
"오늘은 아빠랑 놀래! 실내 놀이터 가자!"

눈을 뜨자마자 세 돌을 앞둔 첫째 아들이 조릅니다. 미세먼지로 온 세상이 뒤덮여도 실내 놀이터에 가서 2시간 뛰어놀 수 있었기에 그나마 움직임 욕구를 분출하던 첫째.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로는 밀폐된 공간인 실내 놀이터에 가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죠.

"아빠가 얘기했잖아. 감염병에 걸릴 수도 있어서 실내 놀이터는 못 가. 그리고 저기 창밖 좀 봐. 비도 오지? 오늘은 집에서 놀자!"

때마침 비까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그나마 마스크 쓰고 집 앞 놀이터나 인근 공원에 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오는 것이 희망이었는데 그것마저 오늘은 허락을 안 해준 것이죠. 코로나 때문에 직장에 나가지도 않는데, 왜 이리 피곤한지 모르겠습니다. 옹알이하는 둘째 아들에게 분유를 타서 먹이고, 첫째 아들에게 미역국과 계란찜 반찬으로 아침밥을 먹였더니 저도 그제야 잠이 좀 깹니다.

아이들 아침 챙겨줬으니까 이제 쉬냐고요? 그럴 리가요! 이제 시작이죠! 밖에도 못 나가는 오늘 같은 날에는 아빠와 함께 하는 집콕 놀이가 아이들에게 최고랍니다. 요즘 아이 키우는 부모님들이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계실 겁니다.

이때 아이들까지 심심하다고, 놀아달라고 보채면 정말 괴롭지요. 평소에 바쁜 업무로 집에서 아이들과 자주 놀아주지 못한 아빠라면 아이들과 집에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더디게 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아빠들을 위해 제가 간단한 집콕 놀이 세 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집콕놀이 첫 번째, 김장 매트로 놀아요

김장할 때 쓰는 매트 아시죠? 동그라미 모양에 김장할 때 쓰는 재료들이 나가지 말라고 끝부분은 살짝 위로 올라가 있습니다. 이게 참 아이들 놀이할 때 좋더라고요. 처음에 매트를 바닥에 내려놓고 매트가 펴지도록 아이와 함께 점프해 보세요(층간소음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요!). 놀이 준비도 하고, 아이도 재미있어해서 일석이조랍니다.

김장 매트에서는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어요. 그냥 집에 있는 아무 장난감이나 풀어놓고, 아이와 함께 노셔도 되는데요. 특히, 작은 자동차 장난감이나 블록 장난감 같은 것을 매트에 쏟고 놀아도 집 안 구석구석 도망가지 않기 때문에 정리에 대한 부담 없이 함께 놀 수 있죠.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김장 매트에서 주로 색깔 점토를 가지고 놀아요. 색깔 점토를 주물럭거리다가 매트에 묻혀도 상관없고, 점토로 다양한 것을 만들어서 던지고 굴리고 놀기에 이 매트가 최고랍니다.
 
 김장매트에서 놀아요
김장매트에서 놀아요 ⓒ 박현진
 
색깔 점토는 시간이 지나면 굳는 것이 특징인데요. 아이가 매트에서 다 논 다음에 청소기로 쓱 하면 굳어있던 점토가 청소기 안으로 휘리릭 빨려 들어갑니다. 청소하기가 최고지요. 그리고 김장 매트를 다 가지고 놀았다면 그냥 치우지 마세요.

아이를 매트 가운데 앉혀놓고, 매트를 들어 살랑살랑 흔들어줍니다. 아이는 흡사 바이킹 같은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멋진 웃음을 들려줄 겁니다. 당연히 이 놀이를 시켜주려면 체력단련이 급선무겠죠?

집콕 놀이 두 번째, 풍선으로 놀아요!

두 번째 놀이는 풍선놀이입니다. 풍선은 불기 전부터 불고 난 후까지 계속 아이에게 재미를 줄 수 있고, 10개월 어린 아기도 함께 좋아하는 유익한 놀이이죠. 풍선을 살 때는 다양한 색깔이 들어 있는 풍선을 사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과 색깔 놀이도 함께 할 수 있지요. 아이에게 먼저 함께 가지고 놀 풍선 색깔을 고르게 한 후, 함께 풍선을 붑니다.
 
 풍선불어요
풍선불어요 ⓒ 박현진
 
이때 풍선을 아주 조금만 불어서 손가락으로 움켜 집었다가 아이의 머리나 목 겨드랑이 같은 곳을 향해서 바람을 빼줍니다. 이건 10번 이상 해도 할 때마다 재밌어하는 필살 놀이이지요. 옆에서 기고 있는 둘째 아들에게도 바람을 빼주면서 놀아주면 온 가족이 박장대소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풍선을 적당히 불다가 손가락으로 움켜 집었다가 놔줍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풍선이 날아가게 되죠. 바로 풍선 비행기 놀이가 됩니다. 이 놀이를 할 때는 마실 음료나 떨어지면 위험한 물건이 없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도 풍선놀이
둘째도 풍선놀이 ⓒ 박현진
 
이제 풍선 불기 전 놀이를 했으니 풍선을 빵빵하게 다 불어주고 묶습니다. 풍선은 두 개 이상 불어주는 것이 좋겠죠. 그래야 아들 둘이 사이좋게 놀기도 하고, 풍선 한 개가 멀리 날아가도 가까운 것을 다시 주워줄 수 있습니다.

풍선을 위로 쳐서 떨어뜨리지 않는 '풍선 통통 놀이', 풍선을 던지고 받고 치면서 받는 '풍선 배구 놀이' 등을 주로 하게 되죠. 풍선은 천천히 날아가고 맞아도 아프지 않아서 평소 공놀이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첫째 아들도 정말 즐겁게 30분 넘게 놀았답니다.

집콕 놀이 세 번째, 악기 연주를 해요!

김장 매트도 치웠고, 열심히 불어 놓은 풍선에도 관심이 없어진 첫째 아들이 혼자 '심심해'라고 말하며 드러눕습니다. 시계를 보니 이제 2시. 다른 아기들 같으면 낮잠을 잘 법도 한데 잘 생각이 없습니다. '아들아 졸려?'라고 물으면 '안 졸려!' 하고 소리를 꽥 지르곤 하죠. 놀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잠'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는 것은 역시 금지사항인가 봅니다.

이제 어쩔 수 없습니다. 어차피 자지 않을 거 신나게 놀아야죠! 이제 악기 연주 놀이를 시작합니다. 집에 악기가 없는데 어떡하냐고요? 괜찮습니다. 다양한 도구가 악기가 되기 때문이죠. 저는 어린이집에서 받아온 실로폰과 세트인 채를 많이 이용합니다. 채 두 개를 가지고 부딪혀 보고 X자로 쳐보기도 하죠. 그리고 그냥 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리듬을 만들어서 칩니다. 337박수를 치거나 악기 연주와 발구르기(역시 층간소음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요!)를 같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그렇게 아기가 흥을 내면 본격적인 연주에 들어갑니다. 첫째 아들은 북을 치는 것을 참 좋아하더라고요. 조금 단단한 종이 박스나 아기들 장난감 중 튼튼한 플라스틱이 있다면 그것을 대고 신나게 북을 치면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주방놀이용 냄비를 가져와서 함께 치고, 놀이용 국자로 냄비를 치면서 꽹과리 연주를 하는 것도 좋겠죠. 그리고 집에 디지털 피아노가 있다면 아기용으로 가장 낮게 설치해서 쿵쾅쿵쾅 치게 해주는 것도 놀이로 최고입니다.
 
 악기연주가 최고예요!
악기연주가 최고예요! ⓒ 박현진
 
아기들의 '놀이 욕구'

'호모 루덴스'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바로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은 놀이하고 싶어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아기들은 더더욱 그 본능이 강력하죠. 제가 아기와 다니던 소아과 의사 선생님께서는 진료의 첫 질문을 이렇게 하셨습니다.

"아기 잘 놀죠?"

먹는 것도 아니고, 자는 것도 아니고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아기가 잘 노느냐였습니다. 아기들은 웬만큼 아프면 어떻게든 모든 힘을 짜내서 열심히 놉니다. 근데, 안 놀고 몸이 축 처져 있으면 정말 아픈 것이죠.

이렇게 엄청난 아기의 '놀이 욕구'를 채워줘야 아기는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당연히 아빠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겠죠? 신종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어렵고, 우울하지만 오늘도 아기와 신나게 놀아주세요!

#육아빠#집콕놀이#신종코로나#초보아빠#육아일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꿈과 사랑이 가득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교육이야기를 전하고자합니다. 또, 가정에서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 사람사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바둑과 야구팀 NC다이노스를 좋아해서 스포츠 기사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