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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8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한국공작기계 의도된 파산, 위장세습 중단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8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한국공작기계 의도된 파산, 위장세습 중단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창원 한국공작기계(주)가 '위장 파산' 논란에 휩싸였다. 노동자들은 '위장파산'이라며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지만, 인수 업체는 "완전히 다른 회사로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 50년간 운영되어 온 한국공작기계는 2019년 11월 18일 창원지방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류아무개 전 대표이사가 배임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한국공작기계는 파산 당시 유체동산이 146억원으로 추산되었다. 새 인수업체인 '한국머툴스'는 재고자산과 유체동산(토지‧건물 제외)을 13억 2000만원에 매입했다.

파산 선고로 인해 한국공작기계가 갖고 있던 부채(676억원)는 탕감되었다. 한국머신툴스는 공장 운영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용승계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공작기계의 일부 노동자들이 가입한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마창지역금속지회는 18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했다.

앞서 이들은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장파산 한국공작기계 노동자의 고용승계는 당연하다"고 했다.

한국공작기계와 한국머신툴스에 대해, 이들은 "법인만 다른, 같은 회사가 위장 영업 양수‧양도를 자행했다"고 했다. 파산 이후, 류아무개(구속) 전 대표이사의 아들과 한국공작기계 영업‧품질관리‧해외영업‧구매부문 관리직들이 한국머신툴스를 설립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머신툴스는 한국공작기계의 영문명이고, 생산품에 대한 상표 역시 함께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공작기계가 생산하고 판매하는 공작기계의 서비스를 한국머신툴스가 한다는 내용까지 명시되어 있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한국머신툴스는 한국공작기계와 법인만 다른 똑같은 회사로 한국공작기계의 인적, 물적, 영업망까지 모든 것을 위장 영업 양수‧양도 받았다"고 했다.

또 이들은 "한국머신툴스는 파산이 된 한국공작기계의 재고자산과 유체동산을 상식적 수준을 벗어나는 헐값에 인수하였다"며 "한국머신툴스가 인수한 금액은 13억 2000만원으로 1/10도 안 되는 가격으로 인수한 것"이라고 했다.

금속노조는 "파산 원인의 제공자이자 파산 당사자인 한국공작기계 경영진은 파산의 수혜를 받았고, 류아무개 전 대표이사를 비롯한 한국공작기계 경영진은 676억원의 부채로부터 해방되었다"며 "실질적 오너로 예상되는 아들에게로 헐값에 회사를 세습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세금 탈루 의혹까지 의심되고 있다"고 했다.

류아무개 전 대표이사의 아들은 한국공작기계 해외영업을 맡으면서 등기이사로 있었고, 노사 교섭 대표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결국 회사의 경영진과 경영진 일가는 파산으로 인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똑같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해고된 후 지금도 거리를 집 삼아 투쟁하고 있다"고 했다.

이환춘 변호사(금속법률원)는 "한국공작기계의 기계와 설비가 파산절차를 거쳐 한국머신툴스로 넘어간 것은 '가장 양도'와 '부당노동행위'이므로, 한국머신툴스는 고용승계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한국공작기계가 회생계획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은 파산절차를 통해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해고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머신툴스는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고 영업양도에 따른 고용승계 의무를 즉각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한국머신툴스는 파산절차를 거친 '영업용 재산의 양도'이므로 고용승계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나, 두 회사는 경영진이 거의 동일하고 AS망을 인수하는 등 사실상 '영업양도'와 다를 바 없다"며 "'영업용재산의 양도'라는 주장은 '가장 양도'로 무효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머신툴스 한승배 대표이사는 "한국공작기계가 지난해 파산하면서 50여명의 직원들이 직장을 잃었다. 제품 브랜드는 상당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도 많이 해왔다. 그대로 매장시키기에는 아깝고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그래서 직원들이 힘을 모았다"고 했다.

그는 "직원 20여명이 투자를 했다. 퇴직금에다 대출을 해서 자금을 마련했고, 모두 주주다"며 "이런 상황에서 회사를 정상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위장 파산'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류아무개 대표이사의 아들에 대해, 한 대표이사는 "한국공작기계일 때는 해외영업 등을 맡았지만 한국머신툴스에서는 아무런 직책도 없이 그냥 직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공작기계와 한국머신툴스는 완전히 다른 회사다. 그래서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고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8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한국공작기계 의도된 파산, 위장세습 중단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연 뒤, 노동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8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한국공작기계 의도된 파산, 위장세습 중단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연 뒤, 노동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 윤성효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8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한국공작기계 의도된 파산, 위장세습 중단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환춘 변호사가 설명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8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한국공작기계 의도된 파산, 위장세습 중단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환춘 변호사가 설명하고 있다. ⓒ 윤성효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8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한국공작기계 의도된 파산, 위장세습 중단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8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한국공작기계 의도된 파산, 위장세습 중단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한국공작기계#창원고용노동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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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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