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벌어진 일 또한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잘 풀리길 기대하지만, 기본적으로 민주당을 오랫동안 걱정하고 도와주신 시민사회 원로들께 서운함을 안겨드리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례연합정당은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밀려가면서 마지못해 어쩔 수 없이 대응하는 측면이 강하다. 총의를 모으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채택했고, 결과가 나왔으니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19일 관훈토론에서 "아쉽다"는 표현을 총선 현안마다 사용했다. 미래한국당의 출현으로 야기된 비례연합정당 논의 과정의 분란이나, 청년 유입이 줄어든 경선 지형, 조국 프레임이 다시 나온 총선 국면까지. 여기에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씨가 무소속 출마 뜻을 밝힌 것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비례] "여야 함께 이상한 일 저지르고 있어"
특히 민주당이 시민사회와 민주화 원로들이 주축이 된 '정치개혁연합'과 충돌하며 벌인 '비례연합정당' 협상에 대해선 "협상 전면에 나선 분들 사이에서 오가는 응수를 보면 민망하다"면서 우려를 전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개정선거법 취지가 결국 퇴색됐다는 반성이었다. 이 위원장은 "많은 반성 과제에 직면했다. 선거제도 이전에 정당 제도에 대한 물음이 필요하다"면서 "여야가 함께 이상한 일을 저지르고 있기에 21대 국회에선 공동의 자성을 위해 (정당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정치개혁연합과의 협상 가능성도 열어놨다. 민주당이 녹색당, 미래당 등을 배제하고 신생정당이 포함된 '시민을 위하여' 플랫폼을 선택해 결국 민주당 주도의 '위성정당'을 만들었다는 비판에 대한 반론이었다. 비례연합정당의 기호 순번을 앞당기기 위한 '현역 의원 파견'에 대해선 "아마도 표를 더 많이 얻기 위해 기호를 의식하는 일은 있을 것 같다"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시간이 촉박한 사정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지, 그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원외정당들을) 배제한 적 없고 참여의 문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최고위원회의에서 했다는 "비난은 잠시이지만 책임은 4년"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긴 해명을 덧붙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가 이미 위협받고 있다. (미래한국당 창당으로) 지지도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가져가려는 일이 벌어졌고, 거기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취지로 말했다. (결국) 비난을 받을 것이나, 그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 무산의) 책임은 더 길게 추궁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호중 사무총장이 민중당과 녹색당을 배제한 이유로 이념 문제와 성소수자 문제를 거론하며 도마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에 대해 일도양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조국] "인간으로서 겪는 고초 가슴 아프지만..."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과 함께 정봉주 전 의원, 김남국 변호사의 등판으로 총선 국면까지 이어진 '조국 프레임'에 대해선 "당이 직접 김 변호사를 (금 의원 지역구에) 가게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당은 그 분을 다른 쪽으로 조정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한 대목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저는 그런 마음은 없다. 공정을 지향하는 시민들에게 많은 상처를 줬고, 당에도 많은 과제를 던져준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조 전 장관과 그 가족이 인간으로서 겪는 고초는 나도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그러나 한 나라의 제도, 우리 사회가 (조국 사태로) 안은 과제가 엄연히 있으므로 여러 면을 균형있게 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공천] "혁신 공천 불발 아쉬워... 문석균 출마 바람직하지 않아"
현역 교체 비율이 미래통합당에 비해 적다는 점에 대해서도 "자세한 비교는 하지 않지만, 단지 (민주당 공천이) 좀 더 혁신적이길 바랐고 그 점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고 내비쳤다.
문석균씨가 전략공천에 반발, 다시 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쉽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 위원장은 "(당의 선거) 조직이 그렇게 동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청년 공천이 줄어든 배경은 '비례의석 축소'로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해찬 대표를 뵌 자리에서 혁신 공천에 대한 기대를 말했는데, 당시 대표는 비례가 많이 줄어들었고 과거처럼 청년들이 지역에 도전하려하지 않아 고민이라고 했다"면서 "그때 대표께 이 대표가 국회의원이 된 게 37세이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26세, 임종석 전 의원은 35세였으니 지금 못할게 뭐 있느냐 했다. 대표는 그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경선과 전략공천의 한계로 고민이 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