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학자의 평가를 소개한다.
「주시경 선생의 과학적 리론과 견해」를 쓴 황부영은 남한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학자인데, 북한에서 1950~60년대에 한글 형태론 분야의 많은 글을 발표하고, 단행본으로 「15세기 조선어 존칭 범주의 연구」등을 발간하였다. 논문의 마지막 부분이다.
주시경 선생은 탁월한 언어 학자였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과학자로서의 훌륭한 기질, 품성도 소유하고 있다.
선생은 언제나 조선 민족의 자주성을 존중하는 립장, 연구 사업에서 구체적 립장을 견지하였다. 선생은 『국어문법(國語文法)』의 발문에 "이 글은 금(今)에 두루 쓰이는 문법으로 웃 듬을 삼아 꿈임이라 그러하나 우리 나라 말에 맞게 하노라 함이라."(유고집 160폐지).
그러면서도 선생은 또한 남의 것을 덮어 넣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그런 협소한 립장도 배격하였다. 선생은 "이 글은 우리 나라 말에 맞게 하노라 함이라 더 좋은 것이 있으면 반듯이 그를 따를지라, 그러하나 그 참 뜻은 캐지 못하고 딴 곳을 파는 말이야 엇지 다 가리리오."(유고집 160 폐지) 라고 말하였다.
선생은 자기의 모든 과학 활동을 언제나 인민의 리익을 옹호하는 립장에서 진행하였다. 어떻게 하면 조선 인민의 언어 생활과 서사 생활을 더 편리하게, 더 훌륭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해결에 자기의 심혈과 정성을 다 바쳤다.
선생의 고창하고 지도한 국문 운동이나 언문 일치 운동, 한자 폐지나 가로, 풀어쓰기, 철자법의 완성을 위한 완강한 노력,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학술 용어를 만들려는 립장 ㅡ 이 모든 것은 어느 것이나 인민적 립장, 관점의 안받침이 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선생은 또한 자기의 연구 성과들을 대담하게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한 그런 과감한 개혁가이기도 하였다. 거의 모든 사람이 한문체와 국한문 혼용체의 글을 쓸 때 선생은 남의 시비를 아랑곳없이 순 국문체의 글들을 솔선해서 썼다. 선생은 순 국문체로 자기의 마지막 저서를 집필했고 오늘에 와서도 읽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글 『국어어 국문의 필요』를 통하여 선생은 당시의 조선 사람들에게 우리 문자로서도 얼마나 훌륭하고 감동적인 글을 쓸 수 있는가를 실지로 보여 주었다. (주석 7)
주석
7> 황부영, 「주시경선생의 과학적 리론과 견해」, 『주시경학보』, 제5집, 256쪽, 재인용.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한글운동의 선구자 한힌샘 주시경선생‘]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