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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이주민센터와 14개 교민회로 구성된 경남이주민연대가 제130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낸 입장이다.
경남이주민센터와 14개 교민회로 구성된 경남이주민연대가 제130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낸 입장이다. ⓒ 경남이주민센터
 
"고용허가제 개혁과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한다."

경남이주민센터와 14개 교민회로 구성된 경남이주민연대가 제130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낸 입장이다.

이들은 4월 29일 낸 입장문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권익이 증진될 뿐만 아니라, 차별이 그치고 다양함이 어우러지는 성숙한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8시간 일하고 8시간 놀고 8시간 쉬자. 1817년 영국의 산업가요 개혁가였던 로버트 오언이 처음으로 주창한 구호이다"며 "하지만 이 구호는 200여년이 지난 오늘도, 우리 노동현장 속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기저층에 자리한 이주노동자들에게는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이다"며 "최저임금을 넘지 못하는 이주노동자에겐,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만이 임금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고용허가제 비전문취업(E-9)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업종변경과 1년 미만 단기근로를 권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들은 "씁쓸하게 느껴진다"며 "사용자 편의를 위한 조치들은 이처럼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수십 년간 촉구해 온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개혁조치는 여전히 멈추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고용허가제의 반인권적 독소조항을 즉각 폐지하라"고 했다.

이들은 "저임금인력활용을 주목적으로 설계된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들의 권익보호에 취약하다"며 "무엇보다 자의적인 퇴사와 직장이동이 불가능한 이주노동자들은 직장 내 보이지 않는 수많은 차별들을 그저 인내하는 수밖에 없다. 휴폐업이나 임금체불 등 부득이한 사유가 아니라면 사용자 동의 없이 직장이동을 할 수 없기에, 이를 악용한 횡포가 교묘하고 극심하다"고 했다.

이어 "수십 년간 이어져온 독소조항을 더 이상 지속시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며 "횟수를 제한하더라도 자발적 이직이 반드시 허용되어야만 이주노동자들의 권익이 실질적으로 보호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속에 드러난 차별,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일상적 차별을 철폐하라"는 것이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이주노동자들이 겪어온 차별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가령, 공적마스크 지급이 시작되었을 때, 이를 구입할 수 없었던 이주노동자들이 적지 않았다"며 "농축산업과 어업 등 고용허가제 소수업종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대표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응당 사용자가 직장건강보험 가입혜택을 제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건강보험에 미가입되었던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지침에서도 이주노동자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다. 일례로 휴가를 받아 고국에 다녀온 이주노동자들이 자가격리 숙소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장기체류외국인으로 분류되는 이주노동자들은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집단감염을 우려한 회사들이 기숙사 입사를 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이런 일들이 계속 방치되면 코로나 감염과 확산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이제라도 이를 거울삼아 해외입국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자가격리시설을 조속히 마련하여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인종차별금지법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위한 기초이다. 소수자를 보호하지 않는 사회,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무례하고 무지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조속한 입법을 통해 더 이상 이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우리의 작지만 뜨거운 외침에, 정부와 국회가 성실히 답해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세계노동절#경남이주민센터#경남이주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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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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