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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 철수 감시초소(GP) 가운데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강원도 고성 GP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 철수 감시초소(GP) 가운데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강원도 고성 GP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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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발생한 중부전선 한국군 감시초소(GP)에 대한 북한군의 사격을 두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우발적 사건으로 보인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조 위원은 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북한이 GP에서 총격을 가해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 우리가 대응 사격했을 때 북측 반응을 봤을 때도 어떤 군사적 목적이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부분들이 분명하지 않다"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조 위원은 "과거 사례를 조사해봤는데 실제 북한이 도발을 하고 우리가 경고하고 사격하면 반드시 북한이 대응사격을 해왔다, 이번에는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식으로 지금 아무 반응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 위원의 언급은 GP 총격이 의도적 도발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 군 당국의 분석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GP 총격 사건을 '오발'로 공식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북한군이 의도를 가지고 도발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당시에 시계가 1km 내외로 상당히 안 좋았고 안개가 짙게 끼었다"라면서 "GP는 상대적으로 GP가 우리가 높고 적이 낮다, 거리도 원거리"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군에 특이동향이 없었고, 북측 GP 인근의 영농지역에도 일상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점도 우발적으로 총기가 발사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피격된 우리 군 GP와 북한군 GP 사이의 거리가 1.5km 이상으로, 사격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군 14.5mm 고사총의 유효 사거리(1.4km)를 벗어났다는 점도 의도적 도발로 보기 힘든 이유다.

사격시 목표물과의 거리에 비례해 정확도가 떨어지는데, 굳이 유효사거리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GP를 도발 목표로 삼을 이유가 있었겠느냐는 것이 군 당국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군 당국은 발생 시간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 측의 총기가 발사된 오전 7시 40분은 통상적으로 북한군이 근무 교대를 하고 화기나 장비에 대해 점검을 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북한군이 화기 점검 중 실수로 오발했거나, 우발적으로 사격한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북 측의 사격은 지난 2018년 남북 군사당국 간에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는 게 군 당국의 입장이다.

북한군의 총탄이 우리 GP로 날아왔기 때문에 의도성 여부와 관련 없이 '군사적 긴장 충돌의 근원'이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남북 군사합의에 따르면 쌍방은 지상에서 우발적 무력 충돌 상황을 막기 위해 1·2차 경고방송, 1·2차 경고사격, 군사적 조치의 총 5단계 대응 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북한군의 GP 총격은 이런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우리 군은 남북장성급군사회담 수석대표 명의로 대북 전통문을 보내 북측의 설명을 요청한 상태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앞으로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을 추가 세부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은 군사합의서 체결 후 비무장지대(DMZ) 내 GP 상호 시범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한강 하구 공동 수로 조사 등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이 합의 이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태그:#GP 총격, #남북 군사합의, #조성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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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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