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박영서 기자) "엄마·아빠, 다섯달 만에 보는 건데 많이 보고 싶고, 금방 갈 테니까 맛있게 밥 먹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통제됐던 장병 휴가가 정상 시행된 8일 강원 춘천시 육군 2군단 사령부 위병소를 나서는 병사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지난 2월 22일 통제가 시작된 지 76일 만에 휴가길에 오른 병사들은 고향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꿀맛 같은 휴가길에 오른 병사들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거나 여자친구 혹은 가족 등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 보내기 등을 꼽았다.
주예찬 상병은 "오랜만에 바깥세상을 봐서 너무 행복하고, 마침 오늘이 어버이날인데 부모님을 뵐 생각에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다섯달 만에 휴가를 나왔다는 주 상병은 휴가 계획으로 "친구들과 술 한잔하고 싶고, 부모님과 저녁 식사도 같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상범 상병은 "그동안 (휴가 통제로) 부대에서 생활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는데 이번 휴가를 통해서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더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유 상병은 "사랑하는 부모님과 나를 기다려준 여자친구를 먼저 만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여자친구 생일과 연애 기념일이 겹쳐 만나면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것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이날 아침 휴가에 나선 병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콜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부대에서 제공한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이른 아침부터 위병소 앞에서 기다린 가족들의 차를 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때마침 어버이날을 맞아 홍삼과 같은 선물 보따리를 손에 든 병사도 있었다.
춘천시외버스터미널은 모처럼 병사들로 북적였고, 병사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고향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국방부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에 발맞춰 장병 휴가를 이날부터 정상 시행했다.
외박과 면회는 군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여부와 사회 감염 추이 등을 고려해 추후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국방부는 휴가 통제 해제에 따라 군내 확진자 발생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도 마련했다.
휴가 전 유의사항 및 행동요령을 철저히 교육하고 휴가 중에도 다중밀집시설 이용 자제,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 준수, 복귀 3일 전부터 발열 등 특이사항 발생 시 소속부대 보고 등을 이행토록 했다.
아울러 복귀 시 발열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유증상자의 경우 유전자 증폭(PCR) 검사와 예방적 격리 및 관찰 조치를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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