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한 상황에서 부산시교육청이 고등학교 3학년 대상 야간 자율학습을 선택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시 교육청은 고3 학생 중 희망자를 받아 야간 자율학습을 오는 22일부터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학교에 안내했다고 17일 밝혔다. 교육청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고등학교 학부모, 교직원에게 야간 자율학습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와 코로나19 감염병 추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도 보건당국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지난달부터 순차적 등교가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야간 자율학습 운영은 계속 금지해왔다. 학교에 묶여 밤늦게까지 방역 마스크를 써야 하는 학생들의 건강도 우려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말 부산 내성고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시 교육청의 고심은 더 깊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 입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자 결국 설문조사를 통해 이를 결정하기로 하고 학부모 등에게 의견을 물었다.
결과를 보면, 설문에 응답한 부산 지역 고3 학부모 4750명 중 야간 자율학습 운영 찬성은 50.32%(2390명), 반대는 49.68%(2360명)로 나타났다. 반면 고1, 2학년 학부모들의 야간 자율학습 운영 반대 비율은 찬성보다 높았다. 교직원들도 야간에는 생활 속 거리 두기 지도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가 더 많았다.
이를 검토한 시 교육청은 진로·진학 준비의 시급성을 고려해 고3 학생의 야간 자율학습만 자율적으로 운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시 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설문조사 외에도 타 시·도 사례까지 검토했다"며 "야간에도 코로나19 방역 지침은 그대로 유지된다"라고 말했다.
교육단체는 야간 자율학습 시행에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관계자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