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공수처장을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초대 공수처장 후보를 둘러싼 여야의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 제5조에 따라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보냈다"라며 "공문을 보낸 시점은 24일이다"라고 전했다.
공수처법 제5조 제1항에 따르면,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초대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은 그 가운데 1명을 공수처장으로 지명한다. 이후 초대 공수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초대 공수처장을 추천해야 하는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국회의장이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2명), 야당 추천(2명)을 위원으로 임명하거나 위촉한다(제6조).
강민석 대변인은 "공수처법에 따르면 국회는 공수처장후보추천위를 구성해 후보자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하고, 대통령이 그 중 한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오는 7월15일까지 임명해야 출범에 따른 절차가 완료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28일 청와대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난 문 대통령은 "공수처 7월 출범이 차질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한 바 있다(관련기사 :
문 대통령 "7월 공수처 출범이 차질 없으면 좋겠다").
공수처법은 지난 2019년 12월 30일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본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국회를 통과했고, 정부는 지난 1월 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공포했다. '공포 후 6개월 시행' 부칙에 따라 공수처는 오는 7월 15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하지만 '초대 공수처장 임명'을 두고 여야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공수처가 대통령 권력 주변을 감시하는 기구라면 공수처장 추천권을 야당에 넘겨줘야 진정성이 인정된다"라고 말했다. 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미래통합당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되지 않아 공수처 출범 지연이 예상될 경우 일단 후보추천위원회는 민주당 추천만으로 발족시켜야 할 것이다"라고 '7월 15일 공수처 출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