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씨에도 양평 사나사계곡을 찾았다. 식당 옆 넓은 공터에 우리가 가져온 그늘막을 치는데 녹색 옷을 입으신 환경지킴이가 숙박업소 그늘막이냐고 묻는다. 불법 시설물 단속 중이신 것이다. 도 소유 공터는 시민들의 공간으로 우리는 자유롭게 그늘막을 설치하고 시원한 여름 계곡을 즐길 수가 있었다. 더없이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이곳저곳의 비경들을 산책하고 돌아왔다. 불법적인 시설물들을 찾을 수가 없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계곡 살리기가 원 주민의 반대에 부딪힘에도 불법 영업 단속을 강력히 추진한 결과 계곡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구나 느끼는 순간이었다. 여름 계곡 하면 그 시원함보다는 짜증이 나는 도로의 정체와 휴가지 도착 후 성수기 바가지요금, 무질서한 시설물들이 생각난다는 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계곡의 주인은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계곡 관리와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계곡 상권 풍속에 우리의 피서길은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해진 장소에 주차하고 정해진 공간에서 식사와 휴식, 계곡을 산책할 수 있어 제대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 되어 가는 과정 중이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그 깨끗함을 유지하려고 오물 하나 남겨서는 안 되고 그것을 실천 중이라 생각하니 작은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 계곡 상권의 몰락 또한 걱정이지만 이 변화를 중단할 수는 없다. 계곡 환경 업그레이드 등 상권과 환경을 위한 도의 행정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시민 편의적인 깨끗한 환경과 공정한 가격으로 계곡을 살리는 모습으로 거듭나서 그 계곡을 다시 찾아 상인도 살고 시민도 즐기는 계곡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