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못 살겠다. 방역 방해, 또 개천절 집회? 우짤라꼬 이라노? 제발 쫌 같이 살자."
8~9일 사이 경남 창원시내 일대에 일제히 내걸린 펼침막 내용이다. 진해와 마산, 창원에 모두 50개의 펼침막이 지정게시대에 걸렸다.
보수단체가 광복절 광화문집회에 이어 오는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서울에서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이 성금을 내서 펼침막을 만들어 게시한 것이다. 펼침막을 내건 단체는 '창원촛불시민연대'다.
회원들은 메신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개천절 집회'를 우려하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을 모았고, 펼침막 50개 제작비와 지정게시대 수수료를 포함해 180만 원 정도 모았다.
카톡 단체대화방 방장 최영씨는 "광복절 광화문집회 이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았다, 참가자들이 검사도 거부했다, 거기에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까지 겹쳤다"며 "우리 사회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공동체 회복을 위해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분은 1인시위를 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펼침막을 지정게시대에 거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행동으로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펼침막을 이전부터 게시하려고 했는데 태풍 때문에 늦어졌다"며 "회원들이 카톡 단체대화방과 페이스북을 통해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창원촛불시민연대는 지난해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집회'에 버스를 함께 타고 참석했던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최씨는 "서초동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연락처를 주고 받고, 카톡 단체대화방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 단체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입원해 있었던 마산의료원과 창원병원의 의료진과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떡과 과일을 구입해 전달하기도 했다.
보수단체들은 오는 10월 3일 개천절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집회 신고한 단체에 모두 금지 통고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