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함께하는거창'은 주민투표법 위반행위로 유죄가 확정된 A거창군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 이 단체는 거창군의회에 해당 군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A군의원은 지난해 10월 16일 치러진 '거창구치소 위치를 결정하는 주민투표' 때 위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왔다.
주민투표 당일 그는 마을 이장들에게 '실어 나르기'를 지시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주민투표 당일에는 투표 운동을 금지한다"는 주민투표법(제21조)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함께하는거창에 따르면, A군의원은 "노인분들 이동시 구치소 이전 측에서 계속 감시하고 있으니 조심하시고, 출발은 경로당에서 하지 말고 제3의 장소에서 출발하고 투표장소 이전에 하차 바랍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하도록 지혜를 발휘해 주시고, 현재 장소 추진 찬성이 압도적인 지지로 거창발전 앞당깁시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군의원은 검찰에서 약식기소 됐고, 지난 6월 벌금 150만 원이 확정됐다.
함께하는거창은 10일 낸 성명을 통해, 구치소 주민투표 관련 위법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은 A군의원에 대해 사과와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명백한 불법행위를 저질러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군민에게 사과의 말을 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법과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의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함께하는거창은 "이제 법원이 자신의 범법 사실을 인정한 이상, 자신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더욱이 거창에서 실시된 주민투표는 한국에서 거의 실시된 적이 없는 수준 높은 직접민주정치제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의원은 공인이다. 공인은 공인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형량이 의원직 박탈에 미달했다고 해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창군의회는) 벌금형이 선고된 범법자 군의원에 대해 즉시 징계위원회를 열어, 군민의 대표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거창군의회의 도덕적 위상을 떨어뜨린 행위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A군의원은 "법원에서 고려해 판결을 내린 것이고, (벌금 납부로) 응분의 대가를 받았다. 다른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두 거창군의회 의장은 "의장이 되기 전(7월 이후 의장)에 발생한 사안으로, 벌금을 받았다는 내용은 알고 있다"며 "징계위원회를 열어야 하는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거창법조타운 내 구치소 위치를 두고 주택, 학원과 가깝다며 지역에서 반대 운동이 일어났고, 오랫동안 갈등을 빚다가 주민투표 과정을 거쳐 '원안'대로 하기로 결정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