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시을)이 이스타항공의 대규모 정리해고 논란과 관련해 "지분을 헌납했기 때문에 (제가) 더 이상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이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일각의 여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셈이다. 이 의원은 최근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책임론뿐만 아니라 편법승계·차명재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당의 윤리감찰단의 첫 조사대상으로 회부된 상태다.
이 의원은 18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깊이 관여를 안했다고 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니다. 창업자로서 굉장히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약 10곳이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가져가고 그 중 적극적인 회사가 2~3개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빨리 (인수)파트너를, 경영할 사람을 찾고 코로나19를 벗어나 회사가 연착륙해서 재고용할 수 있는 게 가장 바람직한 길이다. 그것을 위해 저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재 출연 가능성에 대해선 "경영할 사람들하고 주관사 하고 알아서 할 것이다. 저는 (지분을) 헌납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상직, 여전히 본인 책임이 무엇인지 인식 못해"
한편, 정의당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상직 의원이 여전히 본인의 책임이 무엇인지 인식 못하는 발언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지난 16일 이 의원을 이스타항공 사태 관련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조혜민 대변인은 "창업자이자 대량 해고 사태의 핵심 책임자가 문제를 수습하고 해결하진 않고, 그저 이스타항공 매각으로 인한 지분이익만 얻고 뒤에 숨을 생각만 하고 있는 셈"이라며 "8개월째 임금을 체납당하고 해고수당조차 받지 못하는 해고노동자들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면 이런 말을 함부로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해당 의원을 공천한 공당으로 현 사태를 명확히 인지하고 책임감을 느낀다면 윤리감찰단(회부)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해법 역시 제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