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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립 용미리 추모공원 자료사진
서울 시립 용미리 추모공원 자료사진 ⓒ 손지은

사랑하는 아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고 통절하게 아픈 시간의 연속입니다. 아내가 없는 이 세상에 살아가기가 너무나 힘겹군요. 세월이 약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위로가 되지 않는 위로"를 그래도 억지로 귀담아 들으며 하루하루 견딥니다.

49재가 다가옵니다. 나는 이제 곧 아내를 만나러갑니다. 

'납골당', 어감도 좋지 않고 꺼림직합니다

천지사방에 도무지 마음 붙일 데 없는 처지이지만, 그 와중에 더욱 내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납골당'이라는 명칭입니다. 듣기에도 어감이 대단히 좋지 않고, 입에 꺼내기도 결코 아름답지 않습니다. 꺼림직하기만 합니다. 

가신 님들에게도, 그리고 찾아 기리는 사람들에게도 보다 좋은 이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공허하고 쓸쓸한 사람들에게 '납골당'이라는 명칭은 너무 가혹하기까지 합니다.

전에 매장(埋葬) 문화가 일반적이고 화장(火葬)이 적었던 시대에는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겠지만, 화장이 압도적으로 보편화된 현재 '납골당'이라는 명칭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의 정서에 맞지 않고 시대에 부합하지 못합니다.

더구나 '납골당(納骨堂)'은 일본 용어를 그대로 답습하여 사용한 것입니다. 물론 일제 잔재 용어죠. 이 이름만은 이제 좀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납골당' 명칭을 향후 어떻게 적절히 개선하여 정립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는 나아가 향후 우리 사회의 품격과 문화 수준을 가름짓는 중요한 표지일 수 있습니다.

'납골당'이 아니라 '추모당'에 가고 싶습니다

이 납골당을 '추모당'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물론 순수 우리말로 '기림터' 등의 이름으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좋기는 하지만, 다만 언어의 사회성 때문에 일반 사람에게 아직은 낯설 테지요.

사실 정부도 2005년 '납골당'을 '봉안당(奉安堂)'으로 순화하기로 하고 관련 법률 규정에서도 모두 '봉안시설' 등으로 개정했지만, '봉안당'이란 용어 자체가 전혀 일반적이지 못한 한자어로서 실제 이 용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사용되지 않았고, 결국 현재에 이르기까지 '납골당'의 대체 용어로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우선 일반 사람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추모당' 정도로 바꾼다면 가신 님들에게도, 그곳을 찾아 기리는 이들에게도 마음에 부담이 적고 꺼림직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요.  

이제 '납골당'이 아니라 '추모당'에 가서 아내를 만나고 싶습니다.

#납골당#추모당#명칭#사회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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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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