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우명동에 하수슬러지 처리시설(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21일 대전 서구와 대전환경운동연합,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달 말 한 업체가 대전 서구 우명동(행정동은 기성동)에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건설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시설은 하수슬러지를 건조하는 시설로, 약 1만㎡(3000평)가량의 부지에 하루 9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특히, 이 시설은 하수슬러지를 건조하기 위해 '폐기물 고형연료(폐기물 등에서 취득한 가연성 물질을 가공한 고체연료)'를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이 시설이 가동되면 하수슬러지 처리로 인한 '악취'는 물론, '폐기물 공형연료'의 소각으로 인한 '대기오염 물질', '중금속 오염 물질'이 배출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지역은 대전의 끝자락에 위치한 청정지역으로, 장태산 휴양림이 멀지 않다. 또한 해당 시설 예정부지 옆으로는 대전시를 관통하는 갑천이 흐르고 있고, 인근에는 '이제우린' 소주 등을 생산하는 맥키스컴퍼니의 주조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명동과 오동, 평촌동, 기성동 지역 주민들은 도로와 마을 등에 '생존권 파괴하는 폐플라스틱 소각 슬러지 처리 시설 결사 반대', '지역주민 죽이는 우명동 폐기물 처리시설 즉각 중단하라', '폐플라스틱소각 하수슬러지처리시설, 환경오염·악취시설, 즉각 중단하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붙이고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과 인접한 충남 논산시 벌곡면 주민들도 '벌곡면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주세요. 쾌적한 한경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내걸고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주민들은 서구청에 전달하기 위한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우명동에 거주하고 있는 서원동 씨는 "해당 시설은 하수슬러지는 물론, 음식물쓰레기 슬러지, 축산분뇨 슬러지 등을 수집·운반해서 건조하는 시설인데, 이를 위해 폐타이어, 폐비닐, 폐플라스틱, 합성섬유 등 각종 가연성 폐기물을 태우는 시설"이라며 "사실상 폐기물 소각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이러한 소각장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나, 납, 이산화탄소, 염화수소 등이 배출된다. 기준치야 있겠지만, 그것을 지키는 소각장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러한 심각한 시설이 들어서게 되는 일을 우리 주민들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추진되고 있다. 일부 통반장, 단체장들이 이에 협조하고 있고, 서구청도 주민의견도 묻지 않고 허가를 내주려고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오동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주민은 "이 시설이 들어서면 우명동과 오동, 평촌동, 기성동 주민들은 악취와 대기오염으로 이곳에서 살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수백년 동안 살아온 우리의 고향을 오염물질로 더럽히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만약 그 시설이 들어서면 거기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하천과 토양을 오염시키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누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겠느냐"며 "더욱이 지하수까지 오염시켜 인근에 있는 소주공장도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서구청 관계자는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가 제출된 것은 사실이다. 오는 25일 이전에 해당 사업자에게 가부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라며 "다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로서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은 없지만, 추후 절차에서 의견수렴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