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야당 위원님들은 고장 난 레코드 판 돌리듯 똑같은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 "질문은 장관에 하셔야죠! 고장 난 레코드라니! 지금 욕하는 겁니까!"
윤건영 : "대통령이 무릎 꿇으라고 한 게 누군데요!"
김기현 : "고장 난 레코드라고 한 거 사과하세요! 나는 잘 돌아가는 레코드예요!"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장에 결국 고성이 오갔다. 야당이 북한의 어업지도 공무원 사살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론을 반복적으로 제기하자, 여당이 그에 반박하는 과정에서였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경북 경주)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통일부 등을 상대로 열린 외통위 국감에서 "문 대통령은 9월 22일 18시 30분께 (어업공무원 실종 관련) 보고를 받고도 별 말없이 잠자리에 들었다"라며 "보고를 받은 뒤 어떻게든 우리 국민을 구하라고 한 마디만 했으면 분명히 구할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유족들에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고 책임자로서 지켜주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질의는 이날 오전에 했던 것과 거의 비슷하게 반복됐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구로을)이 엄호에 나섰다.
윤건영 의원은 "김석기 의원은 당시(9월 22일 저녁)가 구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종합적인 상황 판단이 가능해진 지금과 달리 그때는 불상의 첩보들이 점처럼 모여 있을 뿐이었다"라며 "불상의 내용들을 다 채워야 정보가 되는데, 상당 부분이 불상으로 돼 있는 첩보만 갖고 구체적인 액션(행동)을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미 앞서 상임위원회 등에서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는데도 야당 위원들이 고장난 레코드판 돌리듯 되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 발언에 야당이 즉각 반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울산 남구을)은 "국감이 정부를 상대로 하는 만큼 야당이 문제제기를 하면 장관이 답변을 하면 되는데, 그에 대해 여당 의원이 야당 의원 질의에 대해 '고장난 레코드'라며 잘못됐다고 하면 안 된다. 예의가 없다"라고 항의하는 등 여야 고성이 오갔다. 전날 시작된 외통위 국감에서 고성이 나온 건 처음이었다.
국회에 '불법 성착취물' 제출한 민주평통
한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 중 불법 촬영 성착취물이 무더기로 포함된 어이없는 사건도 있었다. 불법 성착취 음란물은 소지한 것만으로도 처벌을 받는데, 감사자료라며 제출한 것이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서울 영등포갑)은 "민주평통에서 의원실로 제출한 국감 자료 중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파일들이 무더기로 전송됐다"라며 "음원과 영화, 게임 등 업무와 관련 없는 다수 파일은 물론 불법 음란물 같이 매우 심각한 내용도 있었다. 도대체 민주평통의 공직 기강이 얼마나 해이한 거냐"라고 질책했다.
이어 "특히 이건 올해 1월부터 파악한 자료인데, 그땐 아동 음란물 '박사방' 수사 등 전국민이 공분하고 박사방 운영자가 구속되는 등 대한민국이 엄청 시끄러울 때였다"면서 "5월부터 불법 음란물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되는 상황에서 공무원이 근무지에서 이를 봤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승환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라며 "경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해당 직원을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