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6일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의 최대 쟁점인 '3%룰'(감사위원 분리 선출과대주주 의결권 최대 3% 이내 제한)과 관련해 "대주주의 지위를 악용해 위법을 저지른 기업만 감사위원 분리선임 3%룰을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도 거듭 '3%룰' 완화를 주장하며 박홍배 최고위원과 공개 충돌하는 등, 당 입장과는 달리 재계와 보조를 맞춰온 양 최고위원이 이번엔 3%룰 적용 범위를 모든 기업이 아닌 법을 위반한 기업에만 한정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 최고위원은 이 과정에서 전날 사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삼성 이건희 회장께서 별세하셨다. 고인의 공과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지만, 고인의 '기술에 대한 집착'만큼은 모두가 나눠야 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기술이 답이고 길"이라며 "남은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가능성을 지닌 중소·벤처기업이 제2의 삼성, LG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공정경제 3법은 이 중소·벤처기업들의 혁신 의지를 다지게 하는 기업 경쟁력 강화 3법인데, 이들조차 (3%룰이 담긴) 상법 개정안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라며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중소·벤처 생태계 자체를 말려버리는 제초제가 될 거라며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까지 이야기한다"라고 주장했다.
양 최고위원은 "대기업보다 내부 방어시스템이 훨씬 취약한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투기자본이 우리 중소·벤처기업들의 기술탈취를 노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일부 오너와 총수 일가를 비롯한 대주주의 전횡을 잡고자 한다면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을 더 엄하게 만들면 된다. 대주주의 지위를 악용해 위법을 저지른 기업만 감사위원 분리선임 3%룰을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 때도 양 최고위원이 해외 자본의 기술 탈취 가능성을 거론하며 '3%룰' 도입을 반대하자, 같은 자리에 있던 박홍배 최고위원이 "과장된 선동"이라며 공개 충돌이 빚어진 바 있다. 같은 당 신동근 최고위원도 19일 "'3%룰'이 경영권을 위협한다는 건 재계가 조성하는 막연한 공포감"이라고 비판했다.
'3%룰'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공정경제 3법 중에서도 상법 개정안에 담긴 내용이다. 감사위원 중 1명 이상을 이사와 분리해 독립적으로 선출하도록 하고, 이때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최대 3%까지로 제한한다는 제도다. 이는 대주주의 거수기 노릇에 그쳐 유명무실했던 감사 제도를 정상화하고, 기업 경영을 투명화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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