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전 교육부장관과 박백범 현 교육부차관, 박춘란 전 교육부차관 등도 교육부 직원들에게 자신의 관사를 제공했거나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교육부에 파견된 교사(통칭 연구사)에게 관사를 제공한 것이 최순실 식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이 같은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지방에서 올라온 파견 연구사 등에게 이전 장차관도 관사 내줘"
큰사진보기
|
▲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관련사진보기 |
10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교육위에서 유은혜 장관에게 "최근 5년간 교육부 파견 교원 225명 가운데 아무에게도 관사를 지원한 내역이 없다"면서 세종시에 있는 유 장관의 관사에 1년 9개월간 거주한 A파견교사에 대해 "교육계의 최순실이라는 말까지 있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전·현직 교육부 인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2017년 7월부터 1년 3개월간 근무한 김상곤 전 교육부장관은 재직 시절 내내 직원들에게 자신의 관사를 내줬다. 장관 관사를 사용한 이들은 지방에서 올라와 거주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시도교육청 파견 연구사나 세종시에서 가족과 살지 않는 젊은 교육부 직원들이었다.
재직 당시 김 전 장관의 측근인 한 인사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김 장관이 '자신이 관사를 쓰지 않으려고 하니, 주거가 불안한 파견된 직원들에게 내줘라'고 말씀을 해서 혼자 세종시에 와 있는 직원이나 파견 연구사들에게 관사를 내줬다"면서 "방을 못 구한 파견 연구사들에게 관사를 제공한 것이 무슨 특혜냐? 복지 차원의 배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정규직원들은 이미 세종시에 자기 집이 있고, 가족도 있기 때문에 관사는 주로 파견된 연구사들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박백범 현 교육부차관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내 관사도 부정기적으로 교육부에 출근하는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2~3명이 쓰고 있다"면서 "나는 세종시 근처에 집이 있어서 관사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세종시에 집이 있던 박춘란 전 교육부차관도 교육부 파견 직원 3~4명에게 차관 관사를 내줬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경우 2019년 1월부터 광주교육청에서 파견된 A교사에게 교육부 장관 관사에 있는 방 한 개를 내줘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교육부는 공간혁신전문가인 A연구사에게 '2019년 1월 하순부터 하루 빨리 교육부로 와서 일하라'고 제안했지만, A연구사가 '당장 방을 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19년 3월 1일자 발령을 원했다"면서 "그러자 공간혁신에 관심이 컸던 유 장관은 A교사의 주거 문제 이야기를 전해 듣고 관사에서 방 하나를 내주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은혜 장관, 일주일에 한두 번씩 관사 이용
유 장관은 김상곤 전 장관이나 박백범 현 차관, 박춘란 전 차관과 달리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관사에서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장관이 자주 관사에 들렀기 때문에 여러명의 직원들에게 방을 내주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일 정경희 의원은 유 장관에게 "장관은 이전 국감에서 '평균 일주일에 한두 번 사용해서 A교사에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고 했지만 들은 정보에 의하면 장관은 한 번도 관사를 사용한 적이 없다"면서 "유 장관의 국감 발언은 위증"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이날 국회 답변에서 "세종에서 늦게 끝나거나 하는 경우 일주일에 한두 번은 세종에 머문다"면서 "들은 정보로 사실이 아닌 걸 사실로 말씀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