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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조재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기사보강 : 오후 7시 50분]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이 18일 끝내 무산됐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장시간 회의 끝에 4명의 후보를 추려냈지만, 야당 위원 2명의 반대를 뛰어넘지 못했다.

지난 13일에 이어 다시 한번 모인 추천위는 오후 2시부터 장기간 토론에 들어갔다. 하지만 오후 6시 30분경, 회의장 문을 열고 나온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취재진에게 "초대 공수처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며 '최종 결렬' 소식을 알렸다.

이날 추천위는 공수처장 후보 10명이 추가로 제출한 자료를 검증하고, 기명 투표로 1차 표결을 진행했다. 하지만 7명 가운데 6명의 동의를 얻은 후보가 없어 무기명으로 2차 투표를 진행했다. 여기서도 6표 득표자가 나오지 않자 추천위원들은 다수 득표자 4명을 추려 마지막 표결에 부쳤지만, 끝까지 6표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최종 후보 가운데는 전현정 변협 양성평등센터장(추미애 법무부 장관 추천)과 김진욱 헌법재판소 연구관(이찬희 회장 추천)이 각각 5표를 얻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추천위는 더 이상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찬희 회장은 "구조상 다음 회의를 한다고 후보를 추천할 가능성이 있냐는 논의가 계속 있었다"며 "다시 회의를 한다고 이게 결정될지 근본적으로 의문을 갖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수처법은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한 후보 2명을 정한 다음, 대통령이 지명한 최종 후보가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도록 정했다. 하지만 여권 추천위원 5명과 야권 추천위원 2명이 참여하는 구조라 최종 결정이 쉽지 않으리라 걱정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18일 회의 결과는 우려대로 나왔다.

여야 추천위원, 끝내 합의 실패... "추천위 자체가 정치"

이 회장은 추천위 구성이나 의결방식이 달라지지 않는 한 공수처장 후보 선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공수처장은 가장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하는데 추천위 구성 자체가 정치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추천위가 어떻게 또 구성될지 모르지만, 최소한 정당 대표자들이 추천위원으로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추천위가 차기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지만 국회의장 또는 추천위원장이 소집하거나 추천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청하면 회의를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 쪽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저희들은 반대했는데도 나머지 분들이 사실상 (활동을) 종료한다고 결론을 냈다"며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추천위가 끝나는 것은 매우 납득할 수 없고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당 추천위원들은 일단 속개하고 재추천해서 새로운 공수처장 후보 심사로 가는 것이 맞다고 했다"며 "저희는 나름대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연내 공수처 출범을 목표라고 말해온 여당은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상 국민의힘 반대로 합의에 의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좌절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대안의 길로 흔들림없이 나아가겠다"며 "법을 개정해서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추천위가 스스로 활동을 종료해 버렸다"며 "공수처 추천위 자진 해체는 민주당이 공수처장 추천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하는 법치 파괴 행위"라고 받아쳤다. 그는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을 맬 수 없는 것"이라며 "추천위는 회의를 속개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공수처장 후보가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교황 선출) 방식을 거듭해야 한다"고 했다.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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