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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수능' 옷을 입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기자회견 참석자가 3일 오전 국회 앞에서 '킬러문항' 글귀가 적힌 공을 던지고 있다.
'불수능' 옷을 입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기자회견 참석자가 3일 오전 국회 앞에서 '킬러문항' 글귀가 적힌 공을 던지고 있다. ⓒ 윤근혁

'불수능'이란 글귀가 붙은 검정 옷을 입은 참석자가 '킬러문항'이란 글귀가 적힌 커다란 공을 내던졌다. 초중고 교육과정, 학생들의 노력, 공교육에 대한 신뢰, 학교 수업내용, 공교육정상화법, 성취기준이란 글자가 적힌 8개의 탑이 맥없이 무너졌다.

"초고난도 수능 문제에 수험생과 학부모 신음"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3일 오전 10시 30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아래 사교육걱정)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퍼포먼스를 펼쳤다. 참석자들은 "배운 만큼만 평가하는 수능으로! 학생·학부모 좌절시키는 '불수능 OUT' 서명 캠페인을 시작합니다"라는 대형 펼침막을 들고 있었다.

이날 사교육걱정의 홍민정 공동대표는 "최근 수능의 초고난도 문제에 대해 학생은 물론 현장교사, 심지어는 사교육계에 종사하는 강사들도 혀를 내두르는 상황"이라면서 "불수능으로 인해 수험생과 학부모가 더 이상 신음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에 법 개정을 촉구하는 일에 뜻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사교육걱정이 이날 제안한 법 개정안은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아래 선행교육 규제법)이다. 선행교육 규제법에는 '학교와 대학의 입학 전형의 경우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이 법에 따라 대학별고사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이 진행하는 수능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수능도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1241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49만 3433명을 대상으로 일제히 치러지고 있다. 수능 출제본부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된 능력 측정을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추어 출제했다"고 발표했다. 
 
 수능 출제본부는 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된 능력 측정을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추어 출제했다”고 발표했다.
수능 출제본부는 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된 능력 측정을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추어 출제했다”고 발표했다. ⓒ 교육부
 
정말 그랬을까? 지난 9월 교육과정평가원이 치른 수능 모의평가에서 특정 수학문항의 오답률이 많게는 97.1%에 이르렀다. 2.9%의 응시생만 정답을 적는 문제를 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 "킬러 문항은 누구를 겨냥한 문제?"... 사교육 내모는 수능 http://omn.kr/1qqsm)

사교육걱정은 해당 모의평가를 분석해 수학 가형 30개 문항 가운데 3개, 수학 나형 30개 문항 가운데 2개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판정했다. 이 단체는 올해 수능 뒤에도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가려낼 계획이다.

하지만 해마다 이 같은 킬러문항, 불수능 논란이 되풀이 되자 사교육걱정은 이날 '불수능 OUT' 10만 시민 서명운동 시작을 선포했다.

사교육걱정은 기자회견문에서 "불수능으로 인해 수험생과 학부모가 더 이상 신음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에 법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홈페이지(https://noworry.kr/foulexam)를 통해 벌이기로 했다"면서 "이번 서명운동을 통해 '배운 만큼 평가'하는 수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깨어 있는 시민들의 동참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사교육걱정 "교육과정 지키면서도 영역별 등급구분 통해 변별력 가능"

하지만, '대입 변별력을 위해서는 불수능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사교육걱정 구본창 정책국장은 <오마이뉴스>에 "과거 교육과정에 맞춘 쉬운 수능에서도 얼마든지 변별력이 확보됐다"면서 "영역별 등급구분을 통해 교육과정을 지키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짚었다.

#킬러문항#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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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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