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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남국 의원님,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사는 20대 남성입니다.

어제(8일) 국회에서 열린 낙태죄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의원님이 하신 말씀을 전해 들었습니다. 
 
"낙태라고 하는 게 과거 우리 사회가 여성만의 문제로 생각해왔는데 사실 이 문제는 남성 함께 결정하고, 심각한 책임 느껴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남성들의 법안에 대한 의견들 있는지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남성까지 처벌하자가 해법은 아닐 거라 보인다. 궁금한 건 법안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 그런 게 있을까요? 전반적으로 여성들이 이 법안에 부정적 인식 있다고 진술한다. 2030대 남성들의 평가, 낙태죄 바라보는 시선, 인식 있는지."

의원님의 질문에 대해 20대 남성으로서 법안을 바라보는 평가, 낙태죄에 대한 시선·인식을 전하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김남국 의원님. 20대 남성으로서 낙태죄에 대한 의견을 전하려고 합니다. 다만 그에 앞서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낙태죄 폐지와 관련하여 남성의 평가와 시선, 인식이 도대체 왜 궁금하십니까? 

어제 공청회에서는 낙태죄 폐지에 대한 한국 사회 여성들의 목소리조차 충분히 모이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삶과 경험을 통해 빚어낸 언어로 낙태죄 폐지의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는 대다수의 여성들은 공청회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그들은 추운 겨울 국회 앞 노상에서 이어말하기로 의견을 개진해야 했습니다. 반면 이러한 여성들을 대신하여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 8명 중 6명은 사실상 낙태죄 존치를 주장하는 이들이었습니다. 

낙태죄를 두고 남성의 입장을 물으신 김남국 의원님의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임신 중단은 여성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고, 때문에 여성에게 결정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2030 남성의 법안에 대한 평가, 낙태죄에 대한 시선과 인식을 듣기 전에, 먼저 당사자인 여성들의 의견과 요구를 제대로 수렴하는 것이 순서 아닙니까. 남성의 동의나 의견과 무관하게 스스로 임신 중단을 하거나 하지 않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그것이 헌법재판소가 말하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아닙니까. 

김남국 의원님.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근거는 "공익을 이유로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이고 타당한 결정입니다. 이제, 국회는 해야 할 일을 하면 됩니다.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만드는 것입니다. 

20대 남성으로서 낙태죄에 대한 의견도 말씀 드리겠습니다.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는 온전히 여성에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법과 제도를 통해 여성의 자기결정권 행사를 가로막아서는 안 됩니다.

앞서 적은 세 문장이 20대 남성으로서 제가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에 대해 드리는 의견의 전부입니다. 이러한 의견을 꼭 반영해주시어 낙태죄 폐지에 앞장서주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여성인권 보장과 증진에 앞장서는 의정활동 또한 기대하겠습니다. 추운 겨울 모쪼록 의원님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낙태죄#김남국#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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