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서두르라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내가 백신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입했지만, 관료주의가 강한 FDA는 훌륭하고 많은 백신 승인에 크고 늙고 느린 거북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백신을 나오게 해야 한다"라며 "스티브 한 FDA 국장은 무책임하게 있지 말고, 생명을 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하고 대량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이른바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이를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가 백신을 개발하고도 영국, 바레인,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나라들이 먼저 접종을 시작한 것에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한 FDA와 제약사들이 자신의 재선을 막기 위해 일부러 대선이 끝난 후 백신 개발을 발표한 것이라는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독촉'... 미국 식품의약국 "자문위 심사에 따라 긴급사용 승인 추진"
그러자 FDA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날 자문위원회의 긍정적인 심사 결과에 따라 긴급사용 승인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화이자 측에 통보했다"라고 밝혔다.
전날 FDA의 독립 자문 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표결을 통해 16세 이상 국민에 대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하라는 권고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FDA가 긴급사용을 승인하면 곧바로 미국 전역에 배포 작업이 시작되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 공식적으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장관도 A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며칠 안에 승인이 날 것"이라며 "화이자와 협력해 백신 출하가 시작되면 다음 주 월요일(14일)이나 화요일(15일)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만 명 넘게 나오고 있으며, 9일에는 하루 사망자가 처음으로 3천 명을 넘어서면서 2001년 9·11테러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내는 등 최악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