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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남성)노동자들은 아파트 경비직을 사회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일자리로 보고 있다. 현재 있는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만들고 고령자들이 안정적으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관리를 위한 노동력은 앞으로도 계속 요구 될 것이다. 노인빈곤 문제 해결과 고령노동자 일자리 창출의 하나로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과 임금보전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센터장 서현호)가 "사천시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제시했다.

센터는 지난해 9월 사천 소재 아파트 경비노동자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1일 냈다. 설문조사는 직접기입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사천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위탁관리업체 또는 경비용역업체에 간접고용 된 경우가 90%였다.

이들의 노동계약기간은 10명 중 6명 정도가 1년 단위로 이루어졌고, 3명 정도가 일명 쪼개기 계약인 3개월, 6개월 단위로 단기간 노동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경비노동자들이 3개월, 6개월, 1년 주기로 고용불안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10명 중 2명 정도가 현 사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경비업법 준수로 인한 기존업무 축소로 경비노동자 인원감축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경비노동자들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80% 정도가 경비업무가 아닌 관리업무(비경비업무)인 것으로 나왔다. 업무 중요도나 차지하는 비중을 보았을 때 △분리수거(27.9%)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주변청소(26%), △방범과 안전점검(20.4%), △주차관리(11.5%) 순이었다.

센터는 "현재는 많은 아파트에서 경비원과 관리원을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는 추세이나 경비업무와 관리업무를 모두 수행하던 기존 업무체계 그대로 명칭만 경비원에서 관리원으로 변경한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또 경비노동자의 실제 노동시간과 휴게시간이 근로계약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은 평균 0.6시간(36분) 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노동자의 10명 중 7명은 24시간 격일제 근무를 하고 있었고, 10명 중 6명은 실 근무시간으로 1근무일(출근~퇴근) 기준 14~23시간 일을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센터는 "노동계약상 휴게시간은 8~9시간인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 이는 24시간 격일근무자의 경우 24시간 동안 일터에 머물더라도 휴게시간이 길어 임금은 14~18시간만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휴게시간 중에도 관리사무소가 퇴근한 시간대에 발생하는 관리업무와 민원업무를 경비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어 수시로 일을 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사천시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사천시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 사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휴게시간에 근무지인 경비초소를 벗어나지는 못한다고 답한 경우가 46%였다. 이에 대해 센터는 "아파트 출입구가 현대화 되어 있는 곳은 상시적 감시업무 수행으로 휴게시간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또 별도의 휴게시설이 없어 근무지에서 휴게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48%였다. 센터는 "이 경우 대부분 자구적으로 설치한 시설물로 휴게공간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경비노동자 10명 중 6명이 월평균 210만~230만원(세전) 사이로 임금을 받고 있었고, 전체 경비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217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노동자 10명 중 6명은 1~2인 가구로 본인 1인의 노동소득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10명 중 3명이 지난 노동계약 대비 임금이 동결되었거나 삭감되었다고 답했다.

경비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은 만65세이고, 현 사업장(아파트)에서 근무한 평균 노동기간은 2.2년 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이 현재 사업장에 정년규정이 있다고 답했고 이 경우 정년나이로는 만65세가 가장 많았다.

센터는 "당사자들은 정년규정을 두어야 한다면 만70세가 적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10명 중 6명 이상은 정년 없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경비노동자의 16% 정도가 경비직으로 근무한 총 기간 동안 입주민으로부터 욕설이나 폭언 등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었고, 1달 평균 1~3회 정도의 빈도로 경험한다고 답했다.

센터는 "감시단속적노동은 근로기준법상 근무시간과 휴게․휴일 규정이 적용 제외되므로 노동자에게 매우 불리한데다가 아파트 경비원의 업무가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적은 감시단속적노동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센터는 "경비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생활임금 보장, 노동환경 개선은 개별 아파트의 상황과 역량에 맡길 문제라기보다는 지자체 차원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통일된 시책을 통한 개입과 지원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아파트#경비노동자#근로기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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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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