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사설 응급이송단 단장이 직원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측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경찰이 가해자를 상대로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해당 사건은 경남경찰청과 김해서부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6일 "가해자의 구속 기간이 10일이라 우선 상해치사를 영장신청에 기입했던 것이고, 송치 이후 살인과 증거인멸 혐의도 함께 수사해 보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응급이송단 직원인 응급구조사 ㄱ(42)씨는 지난해 12월 25일 숨졌다. 응급이송단 단장인 ㄴ(42)씨는 ㄱ씨를 폭행하고 장시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ㄴ씨는 24일 오후 1시경 ㄱ씨를 폭행한 뒤 회사 사무실에 방치했고, 25일 오전 8시께 ㄱ씨를 회사 구급 차량에 태워 주거지 인근으로 데려갔다. ㄴ씨는 ㄱ씨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도 7시간가량 지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경찰은 ㄴ씨의 아내인 응급구조단 대표 ㄷ씨와 다른 직원 ㄹ씨 등 3명에 대해서도 학대와 강요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망한 응급구조사 ㄱ씨의 동생은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김해 응급이송단에서 생긴 끔찍하고 경악스러운 살인사건의 가해자들을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동생은 "돌아가신 저희 형님은 응급구조사 2급 근무자로, 근무하던 응급이송단의 단장은 형님이 숨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고문과 같은 구타를 수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하며 마지막엔 어두운 사무실 구석자리에 고통 속에서 사망하도록 방치하고 자리를 떠났다"고 사건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맞다가 쓰러져 기절하면 연기한다고 일으켜 세우고 동영상 촬영을 하며 구타하고 조롱하며 남의 고통을 즐긴 악마같은 대표와 그 조력자들을 가만 두고 볼 수 없어 청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동생은 "폭행의 원인은 (지난해 12월) 23일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고 사고를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며 "왜 사람을 죽을 때까지 때려야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구타가 한 두번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어져왔기에 가능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그는 "살인자인 단장은 긴급 체포돼 경찰서에서 조사 후 지난 30일 검찰로 이송돼 있는 상황이지만 석연치 않은 궁금증이 많다"고 물었다.
그러면서 동생은 "사건이 현재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어가 있는데 형님의 얼굴과 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처참했으며 고문한 흔적처럼 화상 상처도 있었다"며 "부디 형의 처참하고 불쌍한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많은 분이 도와달라"고 청원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ㄴ씨는 평소에도 ㄱ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발과 손으로 전신을 때렸다"고 했다.
증거인멸과 관련해 그는 "119 신고 전 CC-TV를 없앴다는 진술이 있었다. 재활용품 수거장을 조사했지만 찾지 못했다"며 "압수수색 영장 신청했는데 연휴 등으로 검찰과 법원에서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지 늑장 대응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