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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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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에, 안철수씨의 별의 순간이 그때 떴어요. 국민의 지지도가 근 40% 가까이 됐을 때예요. 그때 그 순간을 놓쳐버린 거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별의 순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별의 순간(Sternstunde)'은 '운명의 순간'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주로 독일어 문화권에서 쓰인다. 국내에서는 독일에서 유학한 김종인 위원장이 이 표현을 사용해 널리 알려졌다. 그는 안 대표를 향해 재차 비판의 목소리를 높임과 동시에 정치인 안철수를 향한 조언도 남겼다.

"제1야당 조직력과 안철수 개인의 경쟁, 질 수밖에 없던 것"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의 범보수‧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소회하며, "누가 들으면 우스운 소리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서부터 내가 선거판에 뛰어다닌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경선에서) 진 이유는 간단하다"라며 "세상에 자기 혼자서 처음에 12월 중순경에 내가 야당 단일 후보로 나가겠다. 그렇게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난 1월 6일 안철수 대표와의 만남을 회고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단일 후보로 출마를 하겠다' 그래서 '단일 후보로 출마를 하려면 가장 쉬운 방법이 우리 당에 들어와서 경선을 하면 당신이 단일 후보가 아니라 그냥 '원샷'으로 끝날 수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 당에 들어와라' 그랬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 대표가 "2번을 달고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자기는 못 들어오겠다"라고 답했다는 것.

그는 "지난 총선에서 대패를 하고 난 다음에 당 내부가 상당히 취약하고 자신이 없었다"라며 "그래서 '안철수가 오면 좋겠다'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기 때문에, 우리 당에 들어와서 했으면 안철수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가 입당을 거부한 게 판단 실수라는 취지였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입당 제의를 거부한 이후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도 "협상이라는 것은 결국 가서 주고받고 할 수밖에 없는 건데, 일단 자기의 주장을 갖다 굽히지 않고 끝까지 자기가 요구한 대로 단일 후보 방식을 정하자고 하니까 무턱대고 우리가 그걸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점차 지나가며 안철수 후보하고 오세훈 후보가 (경쟁)했을 때 제1야당의 조직력과 안철수의 개인적인 경쟁을 하니까 안철수 후보가 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안철수 대권? 꿈이야 꿈으로 사라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진행자로부터 안철수 대표를 향한 반감의 이유를 질문 받았다. 그는 "나는 안철수 대표를 안 좋아하는 게 아니다"라며 "내가 그 분이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만났잖느냐. 그 사람을 나만큼 많이 만나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솔직하게 얘기해서 그 사람에 대한 인격이나 모든 점에서 지도자로서의 훌륭한 자질이 있다고 내가 스스로가 확신을 가졌으면 안철수 후보 단일화하는 데 찬성했을지도 모른다"라며 "그런데 그런 내가 확신이 없는 한은 나는 그런 짓을 못 하겠다"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에 대한 비판은 개인적인 감정 문제가 아니라 공인으로의 자질 문제라는 뉘앙스이다. '리더로서의 자질을 발견하지 못했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도 부인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의 차기 대통령 선거 도전에 대해서도 "글쎄. 꿈이야 꿈으로 사라질 수 있겠다"라며 "그거는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봐야 알겠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24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함에 있어서 본인이 또 장애요인이 될 것 같으면 결정적으로 정권 교체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표현한 데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지금처럼 무슨 단일화 가지고 옥신각신하는 그런 문제가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우에서 하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그는 안 대표를 향해 "세상을 좀 분명하게 현실을 제대로 인식을 하고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자기가 혼자서 생각한다고 그래서 모든 일이 성취되는 게 아니다"라며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추어졌을 때 그 여건을 갖다가 제대로 포착을 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그게 내가 별의 순간을 잡으라는 이야기"라며 "그런 여건이 형성되지 않고서 혼자서 생각했다고 불쑥 나서면 지도자가 성공을 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태그:#김종인,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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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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