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적자를 서울시에서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세빛섬의 1200억 원에 달하는 누적적자에 대해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세빛섬은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의욕적으로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됐으나, 지난해 기준 부채가 1195억 원에 달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세빛섬] "박원순 시장, 시민이용 제한해 적자가 굉장히 누적"
오세훈 후보는 4일 오후 세빛섬이 있는 한강시민공원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지지자들을 만났다. 자신의 과거 치적을 부각하기 위해 기획된 자리였다. 오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이 한강시민공원과 세빛섬을 만들면서 오해도 참 많았고, 비판도 꽤 있었는데 이제는 이용이 정착이 됐다"라고 자랑했다. 주변에 몰려든 지지자들은 "오세훈"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오 후보는 "세빛섬 전체 누적(이용)인원이 1000만 명이고, 한강시민공원 전체 누적인원수가 8억 명 정도 된다고 한다"라며 "서울시 40개 하천과 지천 전부 비슷하게 꾸며놨는데, 산책하는 인구는 제가 보기에 아마 10억 명이 훨씬 넘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어쨌든 오늘 날씨가 이렇게 좋은 와중에 많은 분들 뵙게 돼 고맙다"라며 "제가 만약에 시장이 되면 이런 산책을 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들을 누리실 수 있도록 서울시 전역에 지금까지 만든 한강변 산책길, 둘레길, '연트럴파크(연희동+센트럴파크)'와 같은 곳을 훨씬 더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세빛섬의 누적적자 해결책을 묻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세빛섬은 민간투자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에서 투자한 것은 굳이 가까운 걸 따지자면 SH서울도시주택공사가 지분 30%를 갖고 있는 게 전부"라며 "세빛섬 상당 부분이 공용공간이다. 처음에 오픈할 때 시민 여러분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 30%를 확보하는 걸 전제로 SH공사가 30%를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 기억하시겠지만 박원순 시장 후 취임 후 2~3년 뒤에 문을 열게 됐다"라며 "이미 완공해서 (세빛섬을) 물려드렸는데, 시민 이용을 제한하신 셈"이라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적자의 책임을 돌렸다. 오 후보는 "그 바람에 적자가 굉장히 누적됐다. 투자한 민간투자자들에게는 상당히 가혹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적자 해결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진 않았다.
2011년에 완공된 세빛섬은 집중호우 등에 의한 안전상 문제, 운영사 선정의 문제를 겪으며 2014년에야 개장됐다. 효성티앤씨가 57.8%, SH공사가 29.9%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개장 이후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상택시] "영국 템즈강처럼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이어 오세훈 후보는 <오마이뉴스>로부터 수상택시에 관한 질문도 받았다. 수상택시는 한강 르네상스의 시그니처 정책 중 하나로, 이 역시 오 후보가 시장 시절 적극적으로 추진해 도입한 사업이다. 하지만 2019년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5명에 그치고, 매년 20억~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실패한 사업으로 꼽힌다. 이날 세빛섬 인근에 자리한 수상택시 매표소는 폐쇄된 상태였다.
오 후보는 그러나 "수상택시도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공공 교통수단"이라며 "그런 것(교통수단들)과 활발하게 연계될 수 있도록 꾸준히 투자를 했어야 하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 부분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라며 역시 전임 시장의 지원이 부족한 탓으로 돌렸다.
그는 "버스와 지하철과 같은 공공 운송수단과 연계만 된다면 수상택시도 영국 템즈즈강처럼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라 생각한다"라며 "제가 혹시 일을 하게 된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지난 10년과 달리 활발히 이용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갖추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