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 해야 할 지, 산문에 속하는 지, 「명훈(名訓)」은 짧은 글에서 긴 호흡을 느끼게 한다. 총 26개 항 중에서 앞의 8개 항을 소개한다.
1
송의 주자가 말하였다
"학문을 하는 데는 먼저 뜻을 세워야 하니
뜻이 정해지지 않으면 끝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ㅡ『근사록』
2
주자가 말하였다
"학문을 하는 도(道)는 궁리(窮理) 보다 앞서는 것이 없고
궁리의 요체는 독서보다 앞서는 것이 없다."
-『주자전서』
3
왕양명(王陽明)이 말하였다.
"일분(一分)의 인욕(人欲)을 덜면 일분의 천리(天理)를 얻는다."
-『사자수언』
4
송의 소강절이 말하였다.
"마음이 확고하여 산란하지 않으면 모든 변화에
응할 수 있다. 이것이 군자가 마음을 텅 비게 하여
움직이지 않는 까닭이다."
-『지비록』
5
남이 듣지 못하게 하려거든 내가 말하지 않는 것이 낫고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거든 내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공여일록』
6
병에 마개를 꼭 막듯이 입을 다물어 말을 삼가고
군사가 성을 지키듯 마음에 사욕이 일어나지 않게 조심하라.
-『공여일록』
7
사마광이 말하였다.
"풀이 걸음을 방해하거든 깎고
나무가 관(冠)을 방해하거든 자르라
기타 다른 일은 모두 자연에 맡겨야 하니
천지 사이에 서로 함께 사는 것이라
만물로 하여금 제각기 그 삶을 완수하도록 할 것이다."
-『공여일록』
8
자가자(子家子)가 말하였다.
"가장 즐거운 것은 독서만한 것이 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식을 가르치는 일만한 것이 없고
가장 부유한 것은 지붕을 기와로 이는 일만한 것이 없고
가장 곤궁한 것은 논밭을 파는 일만한 것이 없다."
-『공여일록』 (주석 12)
주석
12> 허균 지음, 김원우 엮음, 『숨어사는 즐거움』, 165~167쪽, 솔, 1996.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호방한 자유인 허균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