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에서 지난 7일 개최한 '미얀마의 봄' 행사에 참여해 미얀마 군부를 규탄했던 미얀마 유학생들이 지난 25일 의회에서 단체 헌혈을 실시했다. 경기도의회가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지지를 표명해 준 것에 대한 감사를 담은 헌혈이다.
26일 경기도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과 노동자 등 재한 미얀마인 200여 명이 이날 단체 헌혈을 했다.
먼저 유학생 등 80여 명은 경기도의회 청사 앞에서 '째주띤바대!(감사합니다) Thank you Korea! 감사합니다 경기도의회!'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보인 뒤 차례대로 헌혈 차량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26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혈을 한 것이고,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지지를 표명한 경기도의회에 감사를 전하는 마음이 담겼다"라고 전했다.
앞서 경기도의회는 지난 7일 대회의실에서 재한 미얀마 학생들과 함께 미얀마 군부의 폭력 중단 등을 촉구하는 행사인 '미얀마의 봄'을 열었다. 지방의회 차원 최초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행사였다.
의회는 이날 행사에서 '미얀마 민주화 지지 선언문'을 발표했고, 유학생 연합회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미얀마 군부의 폭력을 고발했다. 의회와 연합회가 한목소리로 '미얀마 군대의 반인륜·반민주적 행위'를 규탄했고, 선거·민주주의·자유의 의미를 담은 세 손가락 경례로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기원했다.
이들의 구체적인 요구는 '반민주적 행위 중단과 국가고문 아웅 산수지 등 민주 인사 석방, 민간인 학살 중단' 등이었다.
경기도의회 미얀마 유학생들과 '민간인 학살 중단' 촉구
행사 직후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은 유학생 연합회 소속 학생들과 함께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구체적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 확산노력', '미얀마 진출 한국기업의 거래중단', '미얀마 민주화운동 적극 홍보', '경기도 체류 미얀마 학생 지원' 등을 요청했다.
또한 미얀마 사태에 대한 경기도의회의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재한 미얀마 학생들의 헌혈 운동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의회는 경기혈액원을 통해 단체 헌혈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했고, 25일 의회에서 단체 헌혈이 이루어졌다.
이날 진밍파잉(ZIN MIN PAING) 연합회 대표는 "미얀마인 단체 헌혈은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관심과 지지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며 "혈액원과 신속히 연계해 준 의회에 고마움을 전하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혈액부족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현국 의장은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미얀마 국민들이 바라보는 희망의 등불이다. 경기도의회에서 미얀마 민주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헌혈로 전한 재한 미얀마인의 진심에 감사를 표하며, 미얀마가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그 날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화답했다.
이날 재한 미얀마인들은 경기도 부천역·수지구청역, 인천 부평역, 서울 망우역, 부산대역 등 6개 지역 헌혈의 집에서도 단체 헌혈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