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국립공원 백무동 야영장에 카라반을 설치하려고 하자, 지역상가 주민들이 펜션·숙박사업이 무너진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와 지역주민 10여 명은 10일 오후 백무동 야영장 카라반 설치계획과 관련해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주차장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는 백무동 야영장(함양군 마천면 백무동로 369)에 탐방트렌드 변화에 맞춰 저지대 체류형 인프라 조성을 위해 카라반 10기를 설치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상가주민들은 "국립공원의 숙박 사업으로 주변 펜션·숙박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며 "카라반 설치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지리산국립공원 측의 백무동 야영장 카라반 설치 계획은 진입로 폭이 좁아 카라반 이동에 어려움을 겪어 민원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알려졌다. 지역 상가들과 사전 상의가 없었던 것이다.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는 탐방객 체류형 시설이 내장산국립공원 12동, 월악산국립공원 20동, 지리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 20동, 덕유산국립공원 14동이 갖추어져 있다며, 백무동 계곡에도 기반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백무동 야영장은 카라반 설치를 위해 테크야영장 48동(전기시설가능 11동, 전기시설불가 10동, 일반야영장 27동)을 25동으로 조절할 계획이다. 요금은 1동(4인 기준) 기준으로 성수기 7만 원, 비수기 5만 5천 원이다.
상가 주민들은 "야영장에 카라반이 설치되면 주민들에게 득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도로도 확보가 안 된 상태에서 카라반만 가져다 놓으면 교통만 더 불편해지고 복잡해진다"며 "뱀사골계곡에 설치된 카라반·방갈로와 교통시설이 열악한 백무동을 단순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 관계자는 "국립공원은 자연공원이라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탐방객들을 위한 시설로 주민들에게 큰 해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간담회에 나온 주민들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에 마을대표에게 백무동 카라반 설치 건을 말했는데 주민들에게 전달이 안 돼 이와 같은 오해가 생겼다. 우리도 당황스럽다"며 "국립공원은 주민들과 상생하는 곳이지 피해를 입히는 곳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역주민들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은 국립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카라반 사업 공청회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