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두고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요구하는 여당에 맞선 야당은 '모두 지명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일각에선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도록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소속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하면서 회의장에서 대기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불참했고, 서병수 위원장이 '개회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민주당은 다음날 다시 특위 소집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기현 "국민 의사 관철하는 것이 야당의 책무"
'총리도 안 되고 장관 3인도 안 된다'는 기조로 강경대응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여당과 대화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이날 박병석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를 모두 초청했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여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을 만나는 대신 의원총회를 연 김 원내대표는 투쟁의지를 북돋우는 모습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민 정서에 따른 눈높이, 그 보편적 눈높이에서 크게 벗어나 폭주를 거듭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독선적 국정운영을 해왔던 문재인 정권이 4.7 재보궐선거 민심, 그 민심을 통해서 국민적 분노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협치를 포기하고 또 다시 인사독주를 강행하면서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라는 지적이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서 기본 책무는 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며 "대통령의 독선과 아집에 대해서 견제해야 마땅한 데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내부적 지적을 받고 있으면서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부적격자를 어느 날 갑자기 유능한 인재로 둔갑시켜버리는, 참으로 해괴망측한 행위를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그래서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다' 이런 비난에 직면해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특히 "지금 정부와 여당은 국무총리의 공백에 따른 국정 공백 운운하고 있다. 참으로 가관이다"라며 "국무총리 공백, 누가 만들었는가? 자기들이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왜 국무총리 사직했나? 왜 사퇴했는가? 자기 대선 나가려고, 대권 욕심 때문에 사퇴한 것이 아닌가?"라며 "그리고 그 사표를 누가 재가했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했다"라는 문제 제기였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상황이 조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우리의 대처가 매우 민첩해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고 현재 상황을 평가했다.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야당의 반대가 문제가 아니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그런 장관을, 그런 국무총리를 세워야 한다"라며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국민의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야당의 당연한 책무 아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이후 김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현재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우리당과의 의사일정 협의없이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등을 위한 본회의 단독 개의를 강행할 수도 있다"라며 "의원들께서는 긴급 상황을 대비하여 이번 금요일까지는 별도의 일정을 잡지 말아주시고, 국회 경내에 비상대기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