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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전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대선과 곧 이어질 지방선거란 거친 항해를 이끌 선장인 이번 당대표의 책무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막중하다. 그 책무는 단순히 경륜과 패기만으론 감당할 수 없다. 그를 넘어설 지혜와 정치력, 결단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래서 저 나경원이 감히 나섰다."

서울 동작을 출신의 4선 중진,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당권 출사표'다. 그는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쇄신과 통합을 통한 대선 승리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춰서 정권교체의 꿈을 이루도록 하겠다"라면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4.7 재보선 승리의) 근본적 원인은 민주당 정권이 싫어서일 뿐, 결코 국민의힘이 좋아서는 아니었다"면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 우리 당의 근본적 쇄신이 필요하다"라고 당의 혁신과 자강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좋은 후보들이 국민들 앞에 돋보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더 깎고 다듬어질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훌륭한 인프라가 돼줘야 한다. 모든 야권 후보들의 역량을 하나로 통합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의 자강론 셋

나 전 의원은 이 같은 '자강'의 방법을 ▲스마트한 정당 ▲스피드한 정당 ▲용광로 같은 정당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우선, "MZ세대의 현안부터 치매 어르신들의 아픔, 세종시 국회 이전부터 가덕도 신공항 문제, 배달 근로자의 안전부터 기업의 경영 자율성 회복, 환경, 인권, 북한주민의 삶, 백신, 문화적 다양성까지 다양한 이슈에 대해 스마트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유능한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면서 '스마트한 정당'을 주장했다. 특히 "계파 논리에 따른 '밀어넣기'식 인재 수혈이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인재 영입, 그리고 여의도연구원과 같은 싱크탱크의 정책기능 강화가 바로 그 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피드한 정당'의 의미는 소통 강화였다. 나 전 의원은 "중앙당과 시도당 및 각 당협위원회의 쌍방향의 신속한 소통을 통해 민심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면서 "국민과 당원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있는 그대로 공유될 수 있도록 블록체인형 정당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두 개의 키워드가 혁신과 자강의 방법이라면 '용광로 같은 정당'은 통합의 표현이었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매력적인 정당이 되더라도 당 밖에 계신 여러 후보와 세력을 하나로 뭉치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의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지역, 세대, 계층, 가치의 차이를 극복해 모두 녹여내고 모든 후보를 받아들이고 제련하여 더 단단한 후보, 튼튼한 후보를 배출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용광로 같은 정당) 그를 위해 대선 경선 과정을 파격적으로 운영해 나가고 저 나경원은 용광로를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당대표 된다면 윤석열 등 만나서 생각 공유할 것"
  
 나경원 전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나경원 전 의원은 당대표 당선 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전 총장을 어떻게 영입할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고 "가능한 야권 후보들을 모두 당에 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윤 전 총장과의) 사적 인연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당에 올 수밖에 없도록 당이 변하고 쇄신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된다면 야권 대선주자가 될 수 있는 모든 후보들을 접촉해보려 한다. 그분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건 신뢰를 쌓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만 아니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국민의힘) 당대표 자격으로 만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최소한 언제까진 입당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마지노선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 당에 들어 와서 (다른 대선후보들과) 경선을 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정치는 현실이라 생각한다. 그동안의 양당 정치 구도가 바뀌긴 쉽지 않다. 윤 전 총장께서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수순"이라면서 윤 전 총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초선·청년들의 당권 도전으로 '세대 교체'가 부각된 것에 대해선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긍정했다. 그는 "한 달 전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그 분들(청년·초선)의 용기와 도전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면서 "그분들의 제안 중 경청할 게 상당히 많다"고 평가했다.

#나경원#국민의힘#윤석열#당권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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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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