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으로 분단된 지 70여 년이 지났습니다. 분단된 땅에서 태어나 살아 온 젊은 세대들은 통일을 꼭 해야 하냐고 묻습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 같은 물음에 답하고자 학교마다 평화통일 수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충남도교육청과 함께 평화통일 교실 안 풍경을 들여다보았습니다.[편집자말] |
유치원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이 필요할까?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충남 예산유치원(원장 박세원)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통일교육주간에 벌인 교실 풍경을 들여다보면 이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초등학생과는 달리 유치원 대상 통일교육은 흔치 않다.
통일교육을 주도한 홍주희 예산유치원 교사는 "유아기에는 통일에 대한 도덕적 가치판단이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반면 통일교육이 대부분 초등학교부터 시작돼 유아들을 위한 통일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기에 북한 사회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게 되면 이후에도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민족임을 이해시키는 눈높이 교육
예산유치원이 마련한 통일 프로그램은 통일 관련 동화 읽기, 이산가족 인터뷰 시청 후 이야기 나누기, 통일 책 만들기, 통일 팔찌 만들기, 북한말 퀴즈 등 다양하다. 단순히 여러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나열해 놓은 것 같지만 프로그램마다 목적이 분명하다.
통일 관련 동화 읽기와 북한말 퀴즈, 통일동요 부르기는 유아에게 생소한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맞춰져 있다. 북한의 놀이, 음식, 전래동화를 소개한 동화를 통해 북한이 분단되기 전 같은 민족이었다는 걸 이해하게 했다.
통일 책과 통일 팔찌 만들기는 남과 북이 서로 나누고, 서로 협력해야 하고, 북한 친구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산가족 이야기 나누기는 북한 생활에 대한 이해와 이산가족의 공감해 통일의 필요성을 마음으로 느끼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수업을 맡은 교사들은 이산가족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
"전쟁으로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둘로 나누어졌어요. 가족이 만나지 못한 채 휴전선이 생기면서 이산가족도 생겼어요. 남북적십자사를 통해 일부 이산가족이 만났어요. 이산가족으로 등록된 분만 12만여 명이나 되는데 이중 절반 가까이가 고령으로 돌아가셨어요."
이산가족에 대한 영상 관람이 끝난 후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질문도 구체적이다.
- 이산가족이 만나는 모습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 왜 가족이 만났는데 슬프게 울까요?
- 왜 서로 만나지 못하는 거죠?
- 이산가족이 왜 생겼을까요?
- 이산가족이 바라는 게 무엇일까요?
오예림 교사는 "유아들이 이전에는 6.25 전쟁과 이산가족에 대해 생소한 반응을 보였다"며 "하지만 통일교육 후 이산가족의 마음에 아파하고 남북한 평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원장님의 의지가 높아 이후에도 북한 문제에 관해 관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놀이와 체험을 결합한 통일수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산유치원, 교육과정 우수유치원 교육부장관상 등 수상
2003년 개교한 예산유치원은 그동안 에듀케어 우수유치원 충남도교육감상(2010년), 유치원 교육과정 우수유치원 교육부장관상(2011년),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 참가 우수유치원 교육부장관상(2011년) 등을 수상했다.
지난 2012년에는 교과부로부터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운영 유치원'으로 지정됐다. 현재 만 3세에서 만 5세까지 7개 반 92명이 원아들이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