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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과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25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고자들에 대해 대구시가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과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25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고자들에 대해 대구시가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조정훈
 
"회사는 8월 1일 해고일자 이전에 최종적으로 희망퇴직신청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6월 26일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희망퇴직'을 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지금까지 매년 흑자를 기록하던 회사가 갑자기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한다며 폐업을 하겠다고 했다.

게이츠의 대주주이자 한국게이츠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지난해 6월 흑자폐업을 결정하고 8월 공장을 폐쇄했다. 공장 폐쇄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여온 노동자 19명에게는 손배가압류를 청구하기도 했다.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장은 "이 문자를 받은 이후 우리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들을 하지 못하고 길거리로 내쫓겨 다니던 직장으로 다시 가게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 지회장은 "147명을 해고하고 폐업한 블랙스톤 자본은 국내에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며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겠다며 위장 폐업한 먹튀자본이 아무런 법적 하자도 없이 활개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흑자폐업을 한 한국게이츠가 노동자들에게 해고하기 앞서 보낸 문자메시지.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흑자폐업을 한 한국게이츠가 노동자들에게 해고하기 앞서 보낸 문자메시지.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조정훈
  
대구시청 앞에서 44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은 일방적 폐업통보를 받은 지 1년째 되는 날인 6월 25일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한국게이츠시민대책위와 대구민중과함께,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 시민노동단체는 25일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찾아 함께 손을 맞잡고 대구시가 적극 나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매년 수십억 흑자를 내는 알짜기업이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닫는다니 누가 순순히 믿을 수 있겠느냐"며 "공장이 재가동될 수만 있다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든 더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구시에도 책임을 물었다. 지역 우량기업이 철수하고 147명을 해고하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해고노동자들은 "(대구시가) 한국게이츠 본사에 '폐업결정 철회 및 공장재가동 요청 공문'을 보낸 것만으로 결코 역할을 다한 것이 아니다"라며 "협력업체 노동자까지 최고 6000여 명의 고용이 달린 공장폐업에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 이상 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더불어 제2의 한국게이츠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노동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지난 1년간 심장이 터지도록 눈물을 흘렸던 19명의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보이지 않는 벽을 찾아 끝까지 싸우겠다"며 "대구시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에는 대구시청 앞에서 시민문화제를 열고 다시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할 예정이다.

#한국게이츠#흑자 폐업#대구시#해고노동자#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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