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시민들의 민주화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안타까운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쿠데타군이 저녁식사 중인 집에 들어가 총을 쏴 40대 가장이 사망하고, 잡지 못한 민주화운동가의 집에서 아내와 딸을 체포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한국미얀마연대(대표 조모아), 경남이주민센터(대표 이철승), 경남미얀마교민회(회장 네옴)은 미얀마 시민불복종항쟁(CDM) 측으로부터 받은, 최근 며칠 사이 벌어진 현지 상황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을 국내 언론사에 제공하면서 여러 사망 소식을 전한 것이다.
사가잉주 까따시 티차익구에서는 지난 23일 오후 8시 20분경, 남성 네린아웅(40)씨가 쿠데타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군인 30여명이 총을 쏘며 집 안으로 들어왔고, 저녁식사 중이던 아내와 18살, 8살 두 아들을 무릎 꿇게 하고, 도망치는 네린아웅씨를 향해 총을 난사했다는 것이다.
군인은 시신을 가져가며 '다음날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다음 날 병원에서 네린아웅씨의 시신을 가져와 장례를 치렀다.
네린아웅씨는 허리와 심장에 총알이 박혀 있었다는 것. 부인은 "군인들이 벌인 행위에 고소조차 할 수 없고,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네린아웅씨의 사망 소식은 미얀마 한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또다른 죽음의 소식이 전해졌다. 27일 오후 1시경 사가잉주 까레이시에서는 시민방위대와 쿠데타군이 격돌해 군인 4명이 사망했다고 CDM측이 전해 온 것이다.
또 28일 사가잉중 까따시 티차익구에서는 시민방위대와 군인이 전투를 벌여 군인 14명이 사망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다.
또 군인들이 지난 13일 민주화운동가 소태이씨를 잡으려다 실패했고, 이에 마달레이주 모곡시에 있는 집에서 그의 아내와 4살된 딸을 체포했다는 것이다. 28일은 그의 딸이 생일을 맞았고, 친척들이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전해왔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민주화 시위는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만달레이시에서는 28일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고, 타닌타이주 다외시와 사가잉주 까레이시에서도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양곤시와 만달레이주 모곡시, 샨주 남칸시, 카렌주 파야동수시 등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 장면 사진도 들어와 있다.
일부 사진을 보면 어두컴컴한 야간도 있고, 새벽 시간도 있다.
미얀마에서는 2월 1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고, 이후 곳곳에서 140일 넘게 민주화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방위대가 조직되어 군인과 싸우고 있다.
미얀마에서 쿠데타 이후 군경의 총격에 의한 희생자가 900명 안팎이고 체포가 6300명을 넘으며 수배자는 2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