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11시께 : "조국 전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그 사건은 제 수사철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수사였습니다."
17일 오후 11시께 : "국민이 아니라고 하면 제 생각을 바꾸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중략) 조국 수사에 대한 제 평소 생각도 고집하지 않고 바꾸겠습니다."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후보 페이스북
"민주당과 원팀인지..." 들끓는 당심에 굴복
하루 만의 백기였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잘못됐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경쟁 후보와 당원들 사이에서 쏟아진 비난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을 겨냥한 공세는 지난 16일 대선 후보 8인의 첫 TV 토론에서 시작됐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 "넥타이도 파란색만 매고 다니고. 조국 가족 수사에 대해 도륙이라고. 민주당 측보다 더 내부공격에 열을 올린다. 국민의힘의 원팀인지 민주당과 원팀인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조국 가족 수사가 과잉수사, 정치수사라고 하셨는데 이게 '조국 지켜라'는 그 분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다."
'생각 번복' 11시간 전만해도 홍 의원은 본선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홍 의원은 지난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여투쟁 한 번 해 보지도 않고 숨어서 이미지 정치에만 안주했던 분들이 당내 경선에서 당원들 표 얻어 보겠다고 대여 최고 전사였던 저를 공격하는 건 어이없는 일"이라면서 "반문(반문재인)만으로는 정권 교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당원들 표'를 의식하는 타 후보를 비난했던 홍 후보도 결국 들끓는 당심에 꼬리를 내린 모양새다. 오는 8일 최종 경선 후보자 4인이 추려지는 2차 예비경선을 목전에 둔만큼, 당심 역행을 자초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2차 예비경선의 경우 당원투표 20%, 일반여론조사 80%를 반영한 1차 예비경선 때와 달리, 당원투표 비율이 30%(일반 여론조사 70%)로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