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매너가 없다"거나 "매너를 지켜라"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매너'라는 말도 일본식 영어다. 일본식 영어 '매너'는 일반적으로 '예의'라든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 정도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알파벳 한 글자의 차이로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물론 '매너'는 manner라는 영어 단어에서 온 말이다. 그러나 정작 영어 manner에는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예의'나 '규범'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
manner는 "in an objective manner(객관적인 방법으로)"처럼 '방법'이나 '수단'의 의미로서 way 혹은 method와 유의어이다.
본래 manner의 어원은 라틴어 manus로서 '손'이라는 뜻이다. manner의 의미인 '수단(手段)'의 '手' 역시 '손'의 뜻이니 참으로 공교롭다. 동서양으로 떨어져 살고 있었지만, 인간으로서 공유하는 이미지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예의'나 '예절'을 뜻하는 영어는 무엇일까?
바로 manners, 즉 manner의 복수형이다. 반드시 복수형으로 사용해야 한다. 복수형이냐 단수형이냐의 s라는 글자 하나가 이처럼 큰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란 정확해야 한다. '매너'라는 말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정확한 영어 manner가 아니라 '굴절'된 일본식 영어 マナ를 받아들여 결국 '오용'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