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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생명마당’,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YWCA, 부산생명의숲, 자원순환시민센터, 에코언니야 등 단체는 '종이팩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생명마당’,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YWCA, 부산생명의숲, 자원순환시민센터, 에코언니야 등 단체는 '종이팩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 생명마당
 
"그동안 생수병으로 사용되어 오던 페트병은 재활용율이 80%에 이르지만, '멸균종이팩'은 현재 국내에서 재활용이 거의 되지 않는 실정이다. 복합재질의 '멸균팩'이 페트병의 대안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생명마당',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YWCA, 부산생명의숲, 자원순환시민센터, 에코언니야 등 단체들이 22일 낸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멸균종이팩'의 혼입 증가로 전체 종이팩이 폐기될 위기에 놓여 있고, '종이팩 대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어렵게 구축되어 온 종이팩 재활용 체계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했다.

종이팩은 199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의 재활용을 대표하는 품목으로서 백색의 천연펄프가 화장지 원료로 재활용되었으나, 최근 '리그닌'이 포함되어 황변현상을 일으키는 '황색펄프'를 사용한 '멸균팩'의 급증으로 화장지 생산 제지회사에서 종이팩 사용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우유팩 재활용 산업에도 연쇄적인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게 '생명마당' 등 단체의 지적이다.

이들 단체의 설명을 보면, 종이팩의 종류는 펄프에 합성수지를 입힌(코팅) '살균팩'과 펄프에 합성수지와 알루미늄을 중복으로 입힌 '멸균팩'으로 나뉜다. 살균팩은 냉장보관용 우유 등에 사용되고, 멸균팩은 상온보관용 두유·주스 등에 쓰인다.

멸균팩과 살균팩은 원료를 가공하는 시간이 다르고, 멸균팩의 황색펄프가 화장지 생산 시 색상을 갈색으로 변색시킴은 물론, 원료가공 시 알루미늄이 미세하게 분해되어 화장지에 박히는 등 불량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살균팩에 혼입되어도 화장지 제조 공정에 심각한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멸균팩은 사용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 증가로 인해 2020년에는 전체 종이팩 중 비중이 40%를 차지함에 따라 화장지 제작 공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폐기물 발생량과 불량품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화장지 생산에 국내 종이팩을 기피하고 수입 종이팩을 이용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종이팩을 재활용하는 업체는 화장지 회사가 유일하다.

'생명마당' 등 단체는 "일반 종이류와 재활용공정이 상이한 종이팩은 도포된 비닐을 벗겨내는 정선시설을 따로 갖추어야 한다"며 "종이팩이 일반종이와 함께 배출되면 슬러지로 나와 폐기물로 처리되는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인지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최근 멸균팩의 증가와 복합재질화에 대해서는 정부도 사실상 이를 방기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지와 종이팩 분리가 쉽지 않다는 것.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분리배출을 요구하고 있으나 배출현장에서는 폐지와 종이팩 분리도 일부 겨우 정착되어 가는 상황으로 살균팩과 멸균팩의 분리는 거의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최근 '종이팩에 담은 생수'가 나오기도 했다. '생명마당'은 "이 제품의 멸균팩 배출이 본격화하면서 종이팩 재활용 환경은 급격하게 나빠졌다"며 "멸균생수팩의 종이팩 대량 혼입으로 종이팩 재활용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생명마당' 등 단체는 "종이팩은 천연자원과 다량의 에너지를 소모하여 생산되는 소중한 자원으로, 효율적인 사용과 환경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관련 환경정책은 시급하게 정비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생산자도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단계에서부터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재활용을 고려하여 제품을 발전‧개선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종이팩#멸균종이팩#부산경남생태연구소#화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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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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