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입장한 모습. 부인 김건희씨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입장한 모습. 부인 김건희씨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 연합뉴스

연일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요즘 거침없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다. 하지만 유독 그가 말을 아끼는 사안이 있다. 바로 배우자 김건희씨가 주인공인 의혹이다.

김건희씨는 허위경력 기재 의혹, 논문 표절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에 휩싸여 있다. 초기만 해도 윤 후보 측은 모두 거짓 또는 부풀려진 사안이라며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최근 기조는 '무대응'이다. 왜 달라졌을까.

[도이치모터스 의혹] 권오수 구속에도 무대응... "가장 잘하는 부분"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주가조작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주가조작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나오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그와 주가조작에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아온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 16일 구속된 만큼 검찰이 하루속히 김씨를 불러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권오수 회장 구속 다음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회의에서 "김씨는 본인을 향해 제기되는 모든 의문들에 직접 소상히 해명하고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19일 '윤석열 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특위' 1차 회의에서는 "대통령 부인의 자리는 중요한 공적 자리"라며 "부인 역시 후보 못지않게 검증대상이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법조계 출신 국민의힘 A의원은 "김씨가 권 회장과 함께 수익을 올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게 큰 수익을 낸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대장동 게이트 수익률에 비하면 (국민들에겐) 선뜻 느낌이 와닿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문제는 차명으로 더 큰 수익을 올렸느냐"라며 "그게 없다면 주범도 아니고, 돈 댄 사람도 아니고, 기소되기도 어렵다. 윤 후보에게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김씨가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는 것 역시 "지금 가장 잘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국민들이 다 화가 나 있기 때문에 어디든 나오면 안 된다"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도 도이치모터스 의혹과 관련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김건희, 그리고 도이치모터스라는 단어가 함께 나온 것은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때문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역설적인 상황이다.

[허위 경력 기재 의혹] "반박 자료? 글쎄..." 여전히 침묵 또 침묵
 
 김건희씨가 2004년초 S대에 낸 이력서.
김건희씨가 2004년초 S대에 낸 이력서. ⓒ 강민정 의원실

김건희씨는 대학 강사 시절 이력서에 가짜 경력을 썼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지난 8월 <오마이뉴스>는 김씨가 2004년 초 한 대학교 시간강사에 지원하며 이력서에 '한림대 출강'이라고 기재했지만 거짓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때 윤 후보 측은 '한림성심대 출강'을 잘못 기재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후 허위 경력 기재 의혹은 더 나왔고, 윤 후보 측은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권영세 의원은 "'털고 갈 것은 털고 간다'는 원칙 하에 반박할 내용이 있다면 반박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 "제가 경선과정에는 관여를 안 해서 언론보도만 보고 허위 이력이라고 주장되는 부분을 얘기했더니 캠프에서 핵심적으로 일했던 분들이 (보도와) '다른 부분이 있다'고 했다"며 "그래서 그런 부분은 얘기하겠다더라"고 전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선 "반박 자료를 준비해뒀다고 들었다"는 말도 했다.

캠프 반응엔 온도 차가 있었다. 한 관계자는 "(권 의원이) 어디서 (반박 자료가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캠프와 의견을 조율해서 말하신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또 "캠프 법률팀에서 계속 챙기고 있을 텐데, 그게 어떤 식으로 준비가 되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며 김씨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 역시 당분간 '무대응' 기조에 변함이 없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 실점에도 사실상 무대응... "안 드러나는 게 좋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란이 불거졌을 때에도 '김건희'란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지난 17일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김씨와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를 '토리(윤석열 후보 부부의 반려견) 엄마' 대 '두 아이의 엄마'로 비교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 쪽에서도 "많이 나갔다(정철 메시지총괄)"고 지적할 정도로 거센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논란이 커진 19일만 해도, 국민의힘은 총 10편의 각종 현안 관련 메시지를 냈지만 한준호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은 김연주 상근부대변인이 낸 논평 하나뿐이었다. 또 해당 논평 본문 어디에도 '김건희씨'는 없다.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라고만 쓰여 있었다.

국민의힘 B의원은 '김건희씨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당이 한준호 의원의 말에 무겁게 반응하지 않는 이유는 (그의 잘못이 명백해 비판할) 가치가 없기도 하고, 사모(김건희씨) 이슈를 드러내게 하는 것 자체를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당 차원에서 '김건희 리스크'는 '리스크'가 맞다는 계산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이다.

C의원은 "(김건희씨의) 등장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의혹이 해소될 때면 좋지 않겠냐"고 했다. 하지만 배우자도 몰라서 해명을 못한다는 의혹이 저절로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 윤 후보는 김씨 관련 의혹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가 전혀 모르는 얘기"라거나 "결혼 전에 한 일을 내가 뭐 알 수가 있습니까"라고 반문해왔다.  

#김건희#윤석열
댓글12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