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시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시내에 자율주행차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세계 7위 수준의 인프라를 2030년에는 3위권까지 끌어올려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5년간 1487억 원이 투입되는 '서울 자율주행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이달 말부터 서울 상암동 32.8km 구간에서 여객‧화물 유상운송이 가능한 자율차 6대의 시범운행을 시작한다. 올해 시범 서비스를 시행한 뒤 내년 1월부터는 유상 운송으로 전환된다. 시민들이 스마트기기 앱으로 차량을 호출한 뒤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자율주행차는 2026년까지 이 지역에서만 50대 이상으로 증차된다.
서울시는 2022년 강남, 2023년 여의도, 2024년 마곡 순으로 '자율주행 시범지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양재동 일대 85.3km 구간에는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택시)를 운행한다. 시는 로보택시의 안전 운행을 위해 2020년 9월부터 이 지역 129곳의 교통신호정보를 디지털화했다. 신호등 색상과 다음에 변경될 신호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0.1초 단위로 자율주행차에 제공하는 인프라(C-ITS)를 구축했다. 서울시는 로보택시를 2022년 초 10대로 시작해서 2026년 1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내년 4월부터는 청계광장부터 청계천 구간 4.8km를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 2대를 운행한다. 이 일대 경복궁, 창경궁, 광장시장, 동대문 등을 연계하는 자율버스를 하루 24회 운행하면 연간 9만 명의 시민들이 자율주행을 체험하게 된다.
2023년에는 홍대~신촌~종각~흥인지문(9.7km)의 중앙차로를 연결하는 심야자율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2024년부터 도심과 도봉, 상봉, 여의도, 구파발, 강남, 상암을 연결하는 3개 노선의 운행을 추가한다. 2026년까지 중앙차로를 운행하는 심야자율버스를 100대까지 증차하고, 2024년부터는 순찰‧청소‧제설 등 도시관리 공공서비스에도 50대 이상의 자율차를 도입한다.
서울시는 11월 현재 211km에 머물고 있는 자율주행 인프라를 2022년 시내 6차선 도로(740km)까지 끌어올린 뒤 2026년에는 2차선 이상 도로 8240km까지 늘리기로 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발표한 2020년 AVRI(자율주행차 도입 준비 지수, Autonomous Vehicles Readiness Index)에 따르면, 한국의 자율주행 서비스는 세계 7위 수준의 준비가 되어있다.
서울시는 국내 지방정부 최초의 자율주행 로드맵을 진척시켜서 2026년 세계 5위, 2030년 3위 수준으로 지수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오세훈 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세계 7위인 반면, 시민인식 정도는 10위에 그친다. 시민들이 자율차를 쉽게 접하지 못해 기술에 대한 불신, 안전사고 우려 등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전문가에 따르면,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도로 절약으로 도로이용 효율도가 30% 높아진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도로와 주차장 모두 다이어트 되면서 시간, 공간 여유분이 생기고 이는 경제적 효과로도 연결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