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7일 오후 5시 48분]
문재인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호주 총리의 초청을 받아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호주를 국빈 방문한다.
이로써 한국 정상이 호주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2009년 이후 12년 만이며, 특히나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호주가 초청하는 최초의 외국 정상이 됐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7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3박4일의 일정으로 호주를 국빈방문할 예정"이라면서 문 대통령의 호주 순방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12일 출국해 호주 수도 캔버라에 도착, 이튿날인 13일 모리슨 총리와 한·호주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호주 양국 간 협정 서명식, 공동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데이비드 헐리(David Hurley) 호주 연방총독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 오찬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전쟁기념관과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를 방문하여 헌화하고,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날인 14일에는 시드니로 이동해 야당인 노동당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대표를 면담하고, 마가렛 비즐리(Margaret Beazley) 뉴사우스웨일즈州 총독 내외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그런 후 문 대통령은 호주 경제인들과의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저녁에는 모리슨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박 대변인은 "한-호주 수교 60주년에 이루어지는 이번 국빈 방문은 한국전에 파병한 전통적 우방이자 민주주의와 인권, 시장경제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호주와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여 더욱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자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탄소중립 기술과 수소경제, 방산, 우주 및 사이버 등 미래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호주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호주 국경 봉쇄 후 첫 초청된 외국 정상, 호주에 중요한 상대 방증"
대변인 브리핑 이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주에서도 오미크론 발생으로 국경도 통제하는 상황에서 순방이 이뤄진 배경' 등을 묻는말에 "호주가 방역에 매우 엄격한 국가이고, 최근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짐에도 불구하고, 또 오미크론 변수에도 불구하고 초청했다는 것은 특히 2020년 3월 호주 국경 봉쇄 이후 문재인 대통령께서 최초의 호주 정부 초청 외국 정상이라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호주에 중요한 상대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호주도 방역 모범국이다. 호주 정부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역 정책 하에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호주 접종률을 보면 1차가 78%, 2차까지 완료한 국민들이 74%인데, 호주 국민들도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는 "호주는 우리 대표단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면서 "우리 역시 호주 방문 수행원 규모를 축소하고, 전원 백신 접종 완료했고, 대규모 행사를 지양하고, 대표단 이동을 제한하는 등 철저한 방역 조건 하에 이번 국빈 방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또 핵심 관계자는 '호주 교민 만남 여부'에 대해 "호주에는 15만8000명의 교민들이 있는데, 교민들과의 행사를 하고 싶지만 방역상의 이유 등으로 안타깝게도 포함시키지 못한 것 같다"면서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일정 소개하면서 말씀드렸듯이 13일에 한국전 참전용사들과의 만찬은 계획돼 있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호주는 G7, G20 때도 정상회담을 했었는데, 이번에 국빈 방문해서 정상회담을 하신다는 것은 그만큼 협력 분야가 광범위하다는 의미가 될 것 같다"면서 "(G7, G20 때) 모리슨 총리가 두 번 다 수소경제에 대해서 먼저 말씀하셨는데, 청정 수소 공급망 구축이라든지 그린·블루 수소 생산 협력이라든지 수소모빌리티라든지 수소경제 관련해서도 협력의 여지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또 "탄소중립 기술들, CCUS라고 한다. 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이라든지 저탄소 철강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호주와의 협력 여지가 많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그는 "문화나 교육, 체육 분야의 교류도 필요하고, 또 호주가 면적이 세계에서 6위로 한반도의 35배나 되는 자원부국"이라며 "핵심광물, 희토류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데, 핵심광물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그런 계기도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는 "얼마 전에 요소수 사태에서 보듯이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고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호주와 국빈 방문을 통해서,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런 핵심광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있어서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