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일정으로 대구경북(TK)을 찾은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 도착하자 지지자 수백 명은 "대통령 이재명"을 연호했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에서 내린 이재명 후보가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대구백화점 앞까지 약 160m를 움직이는 데 약 45분 가량 걸렸다. 이 후보가 지지자들과 주먹 악수를 하고 셀카를 찍으며 이동하는 사이 인파는 더욱 늘어났다.
근무하다 몰래 이 후보를 보러 나왔다는 한 지지자는 자기가 입은 패딩 뒤에 사인을 요구했고 이 후보는 '사랑해요. 이재명'이라고 썼다. 한 지지자는 산타 복장을 한 조랑말을 끌고 나와 이 후보와 사진을 찍었다.
한 시민은 "유튜브 등을 보면서 윤석열 후보와 비교한 결과,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이재명 후보가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지고 갈 대통령으로서 알맞다고 생각해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앞에 선 이 후보는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인사한 뒤 최근 영입한 박창달 전 새누리당 의원,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두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박창달 전 의원이 대구경북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홍의락 전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지만 갈등 우려를 불식이라도 하듯 두 사람은 이 후보 앞에서 두 손을 맞잡았다.
이 후보는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역사를 만드는 물방울입니다"라며 "한 분 한 분이 최선을 다해주면 대구경북이 디비질(뒤집어질) 거고 대구경북이 디비지면 대한민국이 디비집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대구경북의 아들 이재명을 열렬히 환영해 주셔서 힘이 난다"며 지역 출신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대구의 경제를 살려낼 후보 누구입니까"라며 시민들에게 물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고 대구경북의 경제를 살려서 여러분의 미래를 열어줄 사람이 누구입니까"라며 "대통령의 역할은 누군가를 잡아서 과거를 뒤집어 처벌하고 보복하는 것이 아니라 5200만의 삶을 바꿔내는 것이다"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대구의 비행장을 옮기고 비행장 이전부지에 아파트만 잔뜩 지으면 대구가 죽는다"며 "혁신기업도시를 만들어 대구의 새로운 산업 기반을 만들려고 한다"며 지역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소외돼왔고 보수정권을 온 몸을 다해 지지했지만 여러분의 삶은 개선되지 않았고 대구경북 경제는 계속 죽었다"면서 "제가 반드시 지금의 이 악순환을 끊고 대구경북을 포함한 지방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또 지역 정서를 의식한 듯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화의 성과를 냈다. 물론 박 전 대통령이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지체시킨 것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산업화의 공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이상의 새로운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게 이재명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경북선대위원장을 맡은 후 처음 거리에 나온 박창달 전 의원은 "진보정권에서 TK후보는 처음이고 이 후보가 당선되면 대구경북이 발전할 것"이라며 "이 후보가 실력이 있고 판단력과 돌파력이 대단해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무현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내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이정우 전 경북대 교수는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에 국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요구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며 이 후보의 적극재정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