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개명 전 김명신)씨가 제출한 같은 회사의 두 재직증명서 입사일이 서로 달라 위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재직증명서 발행자인 ㈜에이치컬쳐테크놀러지(아래 에이치컬쳐) 홍아무개 대표가 <오마이뉴스>에 "재직증명서 입사일이 다른 것은 본인(김건희) 필요에 의해서, 실수를 했거나 선택에 따라서 본인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객관적 문서인 재직증명서에 김씨의 주관적 선택이 작용했다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김씨는 지난 2006년 6월 한국폴리텍대학교와 같은 해 12월 수원여대에 각각 에이치컬쳐에서 발급한 재직증명서를 제출했는데, 두 문서의 입사일이 서로 다르다. 폴리텍대에 낸 재직증명서(발행일 2006년 6월 29일)는 김씨의 입사일이 '2004년 12월 2일'인 반면, 수원여대에 낸 같은 재직증명서(발행일 2006년 12월 11일)의 입사일은 '2003년 12월 02일'이다. 같은 회사 입사일이 1년 차이가 난다. 참고로 에이치컬쳐 등기부등본에 적힌 설립일은 2004년 11월이다. (관련기사 :
김건희 제출 '같은 회사' 재직증명서 2통, 입사일 달랐다http://omn.kr/1wjl9)
홍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재직증명서에 도장(직인)을 찍은 게 기억나느냐'는 질문에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만약에 문서(재직증명서)가 맞는 문서면 '나 지금 작업하고 있으니까 거 좀 책상에서 (스스로 도장을) 찍어' 이럴 수도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은 '맞는 문서가 아닐 수도 있는 거다' 이러니까 지금 (내가) 추측을 할 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재직증명서 양식에 틀린 한자 3개가 들어간 이유'에 대해 홍 대표는 "여러 서식이 존재할 수 있다"면서 "왜냐하면 지금 쓰는 (재직증명서) 양식도 다르고 그때 그때마다 여러 양식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기초 한자도 틀린 김건희 재직증명서... "정식 증명서 맞나?" http://omn.kr/1wjts)
'김건희씨가 회사가 생기기 전에 입사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홍 대표는 "저는 항상 '얼마든지 나를 이용하고 회사를 이용해라' 이런 입장이었다"면서 "하지만 그 이후에 누가 (이런 내 입장을) 악용을 한다거나 그런 것은 제 책임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김건희씨가 2004년 당시 만 32살이었는데, 어떻게 기획이사를 맡을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홍 대표는 "(김씨가) 투자를 했다. 지분이 있었다"면서 "저희 입장에서는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26일 김건희씨의 사과 기자회견 직후 내놓은 해명자료를 통해 "에이치컬쳐는 업무 틀이 잡히지 않아 재직기간 등을 정확히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에이치컬쳐는 김씨의 스펙 만들기용 회사였을 수 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김씨가 2003년 12월부터 근무를 시작했다면 국민연금 가입증명서나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등을 통해 쉽게 증명할 수 있으니 관련 자료를 국민들께 신속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홍 대표와 통화는 25일 오전 10시 54분부터 23분 31초간 진행됐다. <오마이뉴스>가 '에이치컬처 재직증명서 양식에 적힌 한자인 성명, 주소, 직위가 틀린 이유'를 문자메시지로 묻자, 홍 대표가 직접 전화를 해왔다. 다음은 통화 내용 전문이다.
"김건희씨 재직증명서 도장 찍은 거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 전화해주셔서 고맙다.
"또 문자를 주셔서... 이거는 전화를 드려야겠다 생각했다."
- 좀 전에 문자로 재직증명서에 여러 서식이 존재한다고 답했는데.
"여러 서식이 존재할 수 있다. 그거는 확실하다. 왜냐하면 지금 쓰는 양식도 (그때와) 다르니까."
- 그 당시 재직증명서에 홍 대표가 도장을 찍어줬나.
"그것도 확실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 분 말고도 저희 회사에 겸임교수를 하시는 분들이 여러분 계셨다. 저는 그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리려고 노력을 했다."
- 도와드리려는 마음은 알겠다.
"제게 고마워서 (저를) 나중에 강사로 쓰시는 분도 계시고... 그거(도와준 것)는 저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 모든 것을 다해주는 입장이다. (김건희씨 박사학위) 논문도 마찬가지다. 지난번에 논문도 '그냥 해라. 얼마든지 좋은 일이다'라고 저는 다 허락했다."
김건희씨의 2008년 국민대 박사 논문은 홍씨가 대표를 맡은 에이치컬쳐 상품특허와 홍보문서를 도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 에이치컬쳐가 생기기도 전에 김씨가 입사했다고 이력서에 적고, 재직증명서도 낸 건 문제 아닌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저는 항상 이런 입장이었다. '얼마든지 나를 이용하고 회사를 이용해라.' 하지만 그 이후에 누가 악용을 했다면 그게 제 책임은 아니지 않느냐. 왜 이게 이렇게 나갔는지에 대해서 제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추측도 안 된다. 제가 이거에 대해서 뭐 기억을 왜곡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이게 무슨 문서인지... 기자 분들이 저에게 (문서를) 보내줄 때마다 깜짝 놀라는 상황이다."
- 무슨 뜻인가.
"그것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 제가 안했다고 말씀드릴 수도 없고, 했다고 말씀드릴 수도 없다. 확인을 할 수가 없는 내용인 것 같다."
"기자들이 문서를 보내줄 때마다 깜짝 놀라는 상황"
- 재직증명서를 김건희씨가 스스로 만들어 에이치컬쳐에 가져왔을 수도 있다는 뜻인가?
"그거는 제가 전혀 말씀드릴 수가 없는 부분이다."
- 김씨의 재직증명서 양식에 한자가 너무 많이 틀렸더라.
"김건희씨 이슈가 되는 걸 다 떠나서 만약에 어느 날 와서 '내가 교수를 하고 싶은데 (증명서를) 해달라' 그러면 당시는 제가 마다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 건(재직증명서)은 한자가 틀렸다는 건데. 저도 다시 쓰라고 하면 (한자를) 못 쓴다."
- 재직증명서 서식이다 보니까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당시) 저희들한테 여러 서식이 있었다. 그래서 제가 이 건만 보고선 '김건희씨가 위조를 한 것 같습니다' 말씀드리긴 (어렵다)."
- 재직증명서에 도장을 찍어준 기억은 나나?
"김건희씨한테 이런 일(최근의 논란)이 예상됐다면 제가 같이 일을 안했을 거다. 이런 문서에 대해서도, 또한 (박사) 논문 허락도 안 했겠고, (박사논문에 들어간) 특허도 허락을 안했을거고, 다음부터는 누가 오든지 누가 같이 논문을 하자고 하면 저는 절대 안할 것이다. 이번 일 때문에 저는 마음을 바꿨다."
- 그 때 (재직중명서) 도장은 김씨가 가져다가 찍을 수 있는 상황이었나?
"그거는 저도 확인드릴 수가 없다. 만약에 (내용이) 맞는 문서다 이렇게 되면 '나 지금 작업하고 있으니까 거 좀 책상에서 (스스로) 찍어' 이럴 수도 있는 거고. 그런데 지금은 맞는 문서가 아닐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지금 추측을 할 수가 없는거다."
"지금은 맞는 문서가 아닐 수도 있는 거 아닌가"
- 김씨는 언제부터 일을 시작했나.
"그게 사실은 제일 애매한 부분이다. 말씀을 확실하게 못 드리겠다. (2004년) 11월 30일(설립)은 저도 이번에 등기부등본 보고 알았는데 '갑자기 (설립) 하자' 그러면 (설립)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 그전부터 뭘 했을 수도 있는거고.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김씨가) 얼마나 기여를 했고 그게 어느 시점부터 기여를 하면서 노력을 했는지 그건 누구에게도 말씀드릴 수 없다."
- 김씨가 설립일 전에 준비했을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 따라서 모든 건 추측일 뿐이고 맞는 거는 우리 회사 등기부등본에 있는 게 맞는거다."
- 설립은 2004년 11월인 것이고.
"저는 그것밖에 말씀드릴 수가 없다."
- 김씨는 폴리텍대에 낸 이력서에서는 2005년에 근무한 걸로 적었다. 2004년 11월 창립이라면 1년이나 늦게 적은건데.
"재직증명서(입사일)를 2005년 혹은 2004년, 2003년이라고 한 것은 본인이 필요에 의해서, 뭐 실수를 했거나 선택에 따라서 본인이 한 거니까, 그거는 (제가) 지금 김건희씨한테 따져서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 그래서 그거에 대한 질문은 제가 (김씨에게)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재직증명서 입사일은 본인의 필요에 의해서... 실수를 했거나 선택, 본인이 한 거"
- 재직증명서는 회사에서 만들어주는 것인데 본인이 원한다고 날짜가 고무줄처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건 저뿐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은 팀 작업이기 때문에..."
- 김건희씨가 창립일인 2004년 11월 이전인 2003년 3월부터 거기서 일을 했나?
"제가 확답을 드릴 수 없는 부분이다. 언제부터 얼마만큼을 기여했는지를 법적으로 측정을 할 수 있는 거는 아니지 않느냐."
- 그럼 2004년이나 2005년, 2006년에는 김씨가 그곳에서 근무를 한 것은 맞나? 의료보험 등 4대 보험 자료가 있을 수 있지 않나.
"그거(4대 보험)는 제가 확실히 기억이 안 난다. 회사에서 어쨌든 같이 일을 하고 그런 거는 맞는데, 이건 등기부등본에도 있고..."
- 상근 근무인지 비상근 근무인지도 기억이 안 나는 건가?
"…."
- 김건희씨가 2004년 당시 나이가 만 32세인데, 어떻게 기획이사가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투자를 했다. (김씨가) 지분이 있었다. 저희 입장에서는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은 측면도 있다."
- 그럼 투자를 해서 기획이사로 임명을 했다는 것인가.
"(김씨가) 비상근이라고 하지만 회사에는 많이 나왔다. 본인이 교수도 하느라 못 나오는 날도 많고. 저희는 뭐 그것에 대해서는 그 분말고도 겸임(교수)이 된 분들이 몇 분 더 있었다."
- 재직증명서에 이렇게 홍 대표 이름이 적혀 있어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건 이해가 된다. 저는 솔직히 이쪽도 저쪽도 다 무섭다. 여기저기에서 전화가 많이 온다. 저는 최대한 예의를 지켜서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을 드리고 이해시키려고하지만 솔직히 무서운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