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음껏 울어봅시다. 5년 동안 버텨주신 박근혜 대통령님을 생각하며 마음껏 울어봅시다. 다시 한 번 더 목매어 그분의 이름을 불러 봅시다."
31일 자정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수감생활을 해온 박근혜씨의 사면이 발효되자 '박근혜 대통령 사면 축하 행사'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감격에 겨운 듯 말을 이어갔다.
조 대표가 "박근혜"라고 선창하자 모여 있던 200여 명의 지지자들은 반복해서 "대통령"을 외쳤다. 조 대표가 "대통령"을 선창하면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외쳤다. 지지자들은 폭죽을 터뜨리고 노래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사랑해요 박근혜 대통령님" "대통령님은 죄가 없다" "버텨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영하 3℃의 날씨에도 행사는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행사가 끝난 뒤 박근혜씨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지도 않았다. 하지만 박씨를 향한 참가자들의 지지는 여전히 견고해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화환 1200여 개(우리공화당 추산)가 삼성병원 정문 앞 일대를 가득 메우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관련 기사 :
[현장영상] 박근혜 석방 1시간 전 '진풍경' http://omn.kr/1wn76 ).
"윤석열과 대화 테이블 앉을 수 있다"
그동안 박근혜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지휘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맹렬히 비판했던 조원진 대표는 이번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화해와 용서를 강조했다.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면서 윤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조 대표는 "돈 한 푼 받지 않은 뇌물죄,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경제공동체, 헛소리에 불과한 묵시적 청탁 등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씌운 문재인 좌파독재 정권과 박영수·윤석열 특검은 반드시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내 "우리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제 용서와 화해를 해야 한다"라며 "서로 간 있었던 많은 부분을 용서합시다. 그리고 정권교체 합시다"라고 강조했다.
행사를 끝낸 뒤 취재진과 만난 조 대표는 '용서와 화해를 하자는 건 윤석열 후보와의 연대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냐'는 물음에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뵙겠다고 하는 거 보니 윤석열 후보가 많이 급한 것 같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진심 어린 사과가 있다면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에 대한 박근혜씨 의중은 어떠냐'라고 묻자 "대통령의 뜻을 대신 전하는 건 경솔한 것 같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지난 30일 대구시당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크게 환영하고 조금 더 일찍 나오셨어야죠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 아직 입원해 계시고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빠른 쾌유를 바란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건강이 회복되시면 찾아뵙고 싶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