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0년이 훌쩍 넘은 1915년, 미국의 헨리 기젠비어는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시 길가에서 놀던 소녀 페기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는 걸 목격했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그는 제일 먼저 어린이놀이터를 만들어 교통사고의 재발을 막았다.
또 그는 교통안전대책 및 도시미관 개선과 지역사회의 각종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진보적 청년시민협회라는 공식기구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때가 바로 제1차 세계 대전이 종전한 1918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대한독립선언서가 작성되던 해였다.
한 아이의 참변으로 인해 청년시민협회는 상공회의소 하워드 회원으로부터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결국 청년상공회의소(JC)로 개칭, 이때부터 JC는 상공회의소와 같은 권위 있고 선도적인 기관으로써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를 기록하게 됐다.
새해 첫날, 2022년 서산청년회의소 신임 회장에 당선된 조항효 회장을 만나 서산JC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함께 앞으로 서산JC를 이끌어갈 각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내실 다지고 도약하는 서산로컬 만들 터
조항효 신임 회장은 축하 인사의 화답으로 회원분들의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는 말과 함께 서산JC의 내실화와 더불어 한 걸음 더 도약하는 서산로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단 말로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서산JC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은 역대 회장님들의 권유였다. 서산에서 계속 사업을 하려면 좋은 단체에 들어가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여기에 더하여 JC창시자 '헨리 가젠비어'의 '훌륭한 인격과 시민 정신이 깃든 이 조직 속에서 언젠가는 위대한 사회가 이룩되리라 믿는다'는 모토가 맘에 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JC출신이기도 한 아버님(현, 서산상공회의소 회장)께서도 '역량개발과 봉사활동을 겸하는 단체'라고 말씀해주셨다. 사실 나는 그동안에도 JC가 낯설진 않았다. 어린 꼬마일 때도 JC에 적을 두신 아버님은 우리 남매를 데리고 행사장에 다니시곤 했기 때문이다."
"이 길이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겠다"
"JC는 원래 '주니어 챔버 인터내셔널'이다. 까다로운 위계질서와 격식을 중요시하는 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나도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 짙은 색 정장에 끈 달린 구두, 의전이 독보적인데 이곳을 일컬어 일명 '청년사관학교'라고도 한다."
요즘 시대에 의전 배우기도 힘들다는 조항효 회장은 청년들이 놓치고 지나치는 덕목과 함께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같이 배워나가는데, 결국 이런 전반적인 배움들이 청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필수코스라고 강조했다.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JC에서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가정적으로 사업적으로도 바쁜데 싶어 한때는 회의를 느낀 적도 있었다. 그때 책에서 본 글귀가 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면서 JC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이 길이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겠다'는 문구였다. JC만큼은 아름다워질 때까지 뚜벅뚜벅 걸어가 보자고 생각했다. 오다 보니 영광스러운 자리에도 오른 것 같다. 이것은 결코 혼자만의 노력은 아니라고 본다. 가족들의 도움과 주위 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
특히 잘못된 부분은 따끔하게 혼내시고, 잘하는 부분은 더 밀어주고 당겨주는 선후배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이분들이 내겐 스승이다."
신입 회원 영입에 주안점 둘 예정
2022년에 접어들면서 서산JC 수장을 맡은 조항효 회장에게 올 한해 각오를 묻자 "서산시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단체가 되도록 힘쓸 것이며, 또 다른 한편으론 신입 회원 영입에 주안점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MZ세대다. 플랫폼에서의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며 금융산업의 판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 바로 이들이다. 하지만 자산과 소득이 적다. 그렇지만 과감한 레버리지(대출)로 소비와 투자에 적극적인 게 또 이 세대들의 특징이다. 이들은 단체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청년단체 회원 수가 많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 단체만 해도 지금은 51명이지만 한 때는 회원 수가 무려 90명까지 갔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군산의 경우는 지금도 100명이 훌쩍 넘는데 JC유치원이 있을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다.
올 한해는 신입 회원 수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해외여행 결격사유가 없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고, 같은 업종이라도 서로 배척하는 게 아닌 같이 상생하고 협력하는 사이로 성장할 것이라 제한이 없다."
조 회장에게 JC회원의 나이 제한과 함께 앞으로의 행보를 물었다.
"45세가 지나면 더 있고 싶어도 나가야 되는데 그때는 특우회로 들어간다. 내 나이가 이제 39살이다. 이 나이에 단체장을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지 않나.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서산JC가 해야 할 일을 찾을 뿐만 아니라, 공모 사업도 많이 할 생각이다. 일을 하다 보면 JC라는 틀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그 기회를 통해 자신이 몰랐던 능력을 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회원 받을 용의 있어
"서산은 현재 남자 회원들만 있다. 서울이나 다른 곳에는 여성회원들도 계시고 지도자도 있다. 사실 처음이 어렵지 누군가 여성 한 분만 들어와서 확실하게만 해주시면 그다음은 무난할 것 같다. 임기 동안 회원 증강에 있어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계속 만나보려고 한다.
대전JC가 우리 스폰서다. 2년 전 여성회장님이 굉장히 열심히 잘하시는 걸 봤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었고 사업도 정말 열심히 하셨다."
조항효 신임 회장에게 45세 특우회로 넘어갈 때 즈음이면 자신은 어떤 소리를 듣고 싶냐는 말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따뜻하고 열정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저희 아버님이 자식들에게는 굉장히 엄한 분이셨다. 오죽했으면 아버님 앞에서는 말도 함부로 하지 못했다. 그런데 JC에 들어가니 선배님들이 '아버지는 굉장히 따뜻한 회장님이셨다. 내가 무척 존경하는 회장님이 바로 자네 아버님'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의외였다.
나도 마찬가지다. 후배들에게 정말 따뜻하고 열정 넘치는 사람이란 소리를 듣고 싶다.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새로움을 추구한 사람'이란 소리도 더불어 듣고 싶다.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다. '미친놈 한 명이 세상을 바꾼다'고. 콜럼버스가 바다를 건너는 건 미친 짓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사람이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안다. TV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땐 네모난 상자에서 사람 얼굴이 나온다고 신기해했다. 하지만 이제는 휴대폰에서도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상상조차 못 할 일을 할 때는 자칫 미친놈으로 오인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는 건 결국 미친 사람으로 불렸던 사람들 덕분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현재 알려면 과거 알아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고하자 조항효 회장은 "조국의 미래는 청년의 책임"이라는 JC의 모토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입을 열었다.
"아버님이 '당신 때는 한 번 넘어져도 일어설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 같은 시대에는 정말 일어설 수 없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그런 시대가 바로 지금'이라는 말씀을 항상 하신다. 너무 공감한다.
만 45세가 되면 특우회로 가고, 또 이분들이 지역을 이끌어가시는 분들이 된다. 이번 연도에는 특우회 회원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현재를 알려면 과거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조항효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청년, 얼마나 가 슴뛰는 단어인가. 열정과 패기로 지역사회를 이끌 젊은 NGO단체에 지역 청년들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라며 "파편화된 사회이기 때문에 어디 하나 조직에 속한다는 것이 의미 없을 수도 있지만, 조직 내에서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는 단체 가입은 젊을수록 적극 권하고 싶다"고 강조하며 새해 인사를 남겼다.
"제53대 서산JC 신임 회장 조항효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코로나로 2년 연속 힘든 시간을 걸어왔습니다. 좀 더 기운 내시고 올 한해, 호랑이 기운을 이어받아 가내 두루 평안하시고 소망하는 일 모두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