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거리두기 조정 및 오미크론 대응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3주간 유지하고, 사적 모임 인원 제한 기준만 4인에서 6인으로 조정한다. 또 하루 확진자가 7000명이 넘으면, 바로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4일 김부겸 국무총리(본부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중앙부처·지자체와 함께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1월 17일부터 2월 6일까지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을 발표했다.
김 총리는 "지난주부터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빨라지고 있다. 이틀 전에는 국내 확진자의 20%가 오미크론 확진자로 (확인)되는 등 오미크론이 우세종화가 눈앞에 와 있다"라며 "여러 나라가 오미크론의 폭발적 확산세를 견디다 못해서 의료체계가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교육, 교통, 소방 등 사회필수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는 어떤 경우라도 이런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여러 가지를 심사숙고한 결과, 설 연휴가 끝나는 주까지 앞으로 3주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라며 "오랜 기간 지속된 방역 강화 조치로 인해 국민들께서 겪고 계신 고통을 감안해서 사적 모임 인원 제한만 4인에서 6인으로 조정하겠다"라고 전했다.
오미크론, 설날... 정부는 '방역 안정' 택했다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규모가 줄었음에도 정부가 거리두기 소폭 완화에 그친 이유는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가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미크론의 우세종화 시기를 1월 말에서 2월 초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2월 2일까지 설 연휴가 예정돼 있는 만큼, 연휴동안 이동량이 증가하고 오미크론이 가속화할 경우 폭발적인 유행 확산으로 이어질 것 역시 염두에 뒀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으로 오미크론의 확산을 최대한 늦추고, 오미크론에 의한 유행 규모 폭증이 일어나지 않도록 앞으로 2~3주 간격으로 세 차례에 걸쳐서 거리두기를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적모임 인원 제한 완화의 경우, 운영시간 제한이 사적모임 제한보다 방역에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조정한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4인 사적 모임 제한에서 일정 정도 방역 지표들이 호전된 현재의 상황, 그렇지만 향후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전환되는 시기적 특성을 고려해서 보수적으로 사적 모임 기준을 4인에서 6인으로 확대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확진자 7000명 넘으면 '3T 전략'은 포기
또한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 전략을 하루 확진자 7000명이 나왔을 때부터 바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1일 확진자 5000명이 넘어서면 '오미크론 대비단계', 1일 확진자 7000명이 넘어서면 '오미크론 대응단계'로 돌입한다.
오미크론 대비 단계에서는 기존의 3T(Test-Trace-Treat, 검사-추적-치료)를 유지하고, 방역-의료 인프라를 지속 확충한다. 오미크론 대응 단계에서는 통상적인 감염 통제 대신 중증 예방과 자율 책임 중심의 대응 전략으로 전환한다. K방역의 핵심 전략인 '3T'가, 전파력이 강하고 중증도는 약한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 국면에서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14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오미크론 대응 전략 전환 시기는) 대략 7천명 정도다.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보다 그 전파력이 3배 정도 빠르다. 7천명 정도에 시행을 해야만 그 이후에 1만명도 준비할 수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이다. 일본은 1월 1일 (신규확진자가) 450명이었는데 오늘은 벌써 1만 8500명 정도가 나왔다. 이 기간동안 40배가 증가했기 때문에 그만큼 오미크론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제1통제관은 "이번엔 하루 확진자가 7000명이 나오게 되면 바로 대책을 시행한다.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3배 정도가 높고, 7000명이 나오면 바로 8000~9000명에 이를 수 있어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