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가 최근 김건희(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코바나콘텐츠 대표)씨에게 '비공개 소환'을 통보했지만, 김씨 측이 변호사 명의로 검찰에 불출석을 통보했다.
복수의 경로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씨 측은 대선 전에는 출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검찰 주변에서는 김씨에 대한 소환조사 없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이 종결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검찰은 그동안 "국민적 의혹이 있는 주요 인물 등의 본건 가담 여부는 계속 수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혀왔지만, 김건희씨에 대한 수사 의지에 대해서는 의심을 받아왔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지난해 12월 26일 KBS와 한 인터뷰에서 "그분(김건희씨)은 전주로서 상당한 금액이 참여가 돼 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검찰이 국민적 의혹에 합당한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들은 검찰이 내부적으로 김씨를 무혐의(불기소) 처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자 박 장관이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검찰은 비공개 소환 통보와 김씨 측의 불출석 통보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혜은 서울중앙지검 전문공보관은 18일 <오마이뉴스>의 사실확인 요청에 "현재 수사 중에 있고, 수사 중인 사건의 사건관계인 출석에 관한 사항은 확인드리기 어렵다"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조주연 부장도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건과 관련해서는 기자와 통화하지 않는다"라고만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3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권 회장은 지난 2008년 말 도이치모터스 우회 상장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자 지난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속칭 '선수' 이아무개(구속 기소), '부띠끄' 투자자문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공모해 91명 명의의 157개 계좌를 동원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장·통장매매, 고가매수, 허위매수 등을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2000원대 후반에서 약 8000원까지 끌어올려 약 82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 내사보고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0년 2월께 당시 보유하고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10억 원이 들어 있는 증권계좌를 권 회장이 소개한 '선수' 이씨에게 맡겼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후보 측은 "주식전문가인 줄 알고 계좌를 맡겼을 뿐이다"라고 해명해왔다.
주가조작사건으로 구속된 권오수 회장과 김씨는 아주 특별한 관계다. 김씨가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 대표로 취임한 지난 2009년부터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 후보자에 지명된 지난 2019년까지 코바나콘텐츠에서 주최한 전시나 공연에서 도이치모터스가 가장 자주 협찬사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