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정치보복'을 암시하는 '전 정권 적폐청산수사'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은 복수혈전의 장이 아니"라며 "아무 혐의도 없는데 탈탈 털어서 뒤져보겠다고 하는 것은 적폐청산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12일 오전 대전 유성구 엑스포과학공원 내 대전e스포츠경기장 드림아레나에서 대전·세종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후보는 공약발표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수백여 명의 지지자들 앞에 서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고, 육성으로 약 10분 가량의 즉석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대통령도 국민의 일꾼이다. 대통령이 무능하면 나라가 망한다"면서 "지금은 유능한 일꾼이 필요하고, 지금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와 통합이고 미래"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 바로 국가와 정치가 할 일이다. 지금은 유능한 미래를 만들고 경제를 살릴 리더가 필요하다"라며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 후보가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지지자들은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 발언을 겨냥하며 '적폐청산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대한민국 정치는 '복수 혈전'의 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대통령에게)주어진 권한은 오로지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한다. 자기 측근들의 이익을 챙기거나 아니면 자기 측근들의 비리를 봐주거나 특정 정치집단의 사적 욕망을 위해서, 특히 그들의 복수 감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사용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오면서 어떤 영상을 봤는데 이런 표현이 있었다. '5년짜리들이 너무 건방져... 무서운 줄을 몰라. 검사가 얼마나 무서운데...'하는 얘기를 영상을 통해 봤다"며 "이는 선출권력과 임명권력의 차이를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이고, 주인이 직접 뽑은 일꾼이 둘째요. 그들로부터 다시 임명 받은 임명 권력이 셋째다. 이 임명받은 권력은 선출 권력에 복종해야 되고, 선출된 권력은 국민에게 복종해야 한다"며 "그런데 복종할 생각 없이 국민을 협박하거나 임명된 권력이 선출 권력에 저항하고 협박하는 것은 바로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보복과 정치보복을 핑계로 범죄를 은폐하는 것은 다르다. 죄가 있으면 처벌해야지만 아무 범죄 혐의도 없는데, 아무 데나 탈탈 털어보겠다. 이런 게 범죄 아니겠느냐"며 "이것은 적폐청산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아울러 "정치보복은 없어야 한다. 그런데 아예 지금 이 순간에 정치 보복을 공언하는 분이 있다"라고 윤 후보를 직접 겨냥한 뒤 "지금 정치 보복할 시간이 어디 있나, 이 엄청난 국내·외적 위기,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우리가 얼마나 준비해야 할 게 많은데, 5년의 시간을 과거를 뒤져서 복수를 하고, 어느 정치세력을 궤멸시키고, 국회의원 40명, 100명을 반드시 감옥을 보내서 특정 정당을 싹 쓸어버리겠다는 얘기를 하면 나라가 어찌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단언한다. 정치보복 그런 것 하지 않는다. 일하기에도 바쁘다"고 강조한 뒤 "여러분 미래로, 새로운 희망의 나라로,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이재명과 함께 가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지지자들은 "네! 이재명! 이재명!"이라고 화답하며 환호했다.
이 후보는 끝으로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에 아무리 물위에서 포말들이 많이 역류를 해도 큰 흐름 자체는 바로 국민이 정한다. 민심이 천심이고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 다음 자녀들의 인간다운 삶과 희망이 있는 기회 넘치는 세상을 위해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제 새로운 나라를 행해서 함께 손잡고 미래를 만들어 가자"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하루 종일 대전충청권을 돌며 충청권 민심행보에 나선다. 대전에서 대전·세종 공약을 발표한 이 후보는 세종으로 이동해 세종전통시장을 방문한다. 또한 오후에는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충남·충북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청주로 이동해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