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얘기를 저도 들었는데, 좀 고민해보겠습니다만, 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여론조사 100%로 단일화' 제안에 말을 아꼈다.
윤 후보는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이런 제안을 한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쉬운 점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윤 후보는 "자세한 답변은 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회피했고, "후보끼리 담판을 짓는 방향으로 갈 건지, 협상단을 꾸릴 건지, 앞으로의 논의 계획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제가 말씀을 다 드린 것 같다"고 답변을 피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유튜브를 통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을 국민의 판단과 선택에 맡기기로 하겠다"며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을 위해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정하자"고 했다.
국민의힘 측 "안철수 제안 방식,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
이에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을 내고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며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과 대의를 존중해 야권 통합을 위한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며 "윤 후보는 열린 마음으로 안 후보와 야권 통합을 위한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어제 윤 후보가 '진실을 왜곡한 기사가 작은 언론사를 파산시킬 수 있다'고 했는데, 일각에선 국민의힘 입장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 후보는 "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의 자유는 헌법상 근본적인 시스템이라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이어 "가짜 뉴스냐, 진짜 사실에 기반한 거냐를 가지고 언론의 자유를 조금이라도 훼손시키려고 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강력히 저는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책임을 어떻게 묻느냐는 것은 판사의 판결에 따라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나 정치 권력자나 이런 정치적인, 행정적인 차원에서 언론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뤄지는 것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면서도 "만약 법원이 아주 강력한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다면 그걸로 언론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권력이나 행정적으로 돼선 안 되고, 판사의 결정에 따라서만 이뤄져야 하고, 누구도 여기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