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라면 누구나 면접관 앞에 적어도 한 번쯤은 앉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면접을 앞두고 새 옷도 사서 입고, 머리도 단장하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준비도 하며 긴장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열심히 많이 준비하였지만 몇 분 안되는 짧은 면접시간에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나온 아쉬움 또한 갖고 있을 게다. 지금 대선 앞 TV토론회에 임하는 대선 후보들 또한 그렇지 않을까.
반대로 면접관이 되어본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면접 심사를 할 때 어떤 점들을 눈여겨 보아야 할까? 필자가 대학에 재직하고 있어서 입시 관련하여 수험생들 면접을 해본 경험을 토대로 개인적 의견을 얘기하자면, 제일 먼저 피면접자의 태도 즉, 면접에 임하는 자세를 본다. 외관을 통해 면접에 임하는 준비 자세를 보고, 질문에 답변하는 태도, 그리고 관련 지식을 확인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얼마나 절실함을 갖고 있는가를 나름 판단하여 종합적으로 점수를 준다.
흔히 인생 40세를 넘기면 얼굴 속에 살아온 삶이 묻어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언행 속에 담겨 있는 태도를 보고 예의와 인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도 한다. 'Attitude is everything' 회사의 창업자인 제프 켈러(Jeff Keller)는 "모든 것은 자세에 달려있다.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라고 하면서 태도의 중요성을 설파하였고,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교수도 조직의 직무성과 측면에서 구성원들의 직무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래서 서비스마케팅 영역에서는 서비스직무에 적합한 사람으로 First attitude, then skills 즉, 첫째가 인성, 다음이 업무역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공동체 생활 이를테면, 직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인사와 관련하여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구성원을 평가하거나 뽑게 될 때에 능력이 먼저냐 인성이 먼저냐 하는 것이다. 필자의 지론은 둘 다 갖추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인성을 먼저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족한 업무역량은 같은 팀의 선임자나 동료들이 메꿀 수 있겠지만, 좋지 못한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인해 팀 내에 분란이 생기고, 조직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이다.
전날(13일) 한 장의 사진이 온라인에 등장하면서 언론과 세간을 후끈 달구었다. 많은 사람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사진이었다. 야당의 후보가 대선 캠페인을 위해 기획한 열차 안에서 구두를 신은 채 맞은 편 좌석까지 다리를 쭉 뻗고 앉아있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었다.
처음에는 합성사진이겠지, 가짜뉴스 아닐까 생각했는데, 필자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꽤 있었다. 알고보니 실제 사진이었는데, 그만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뜻이 아니었을까(관련 기사:
'열정열차 윤석열 구둣발' 해명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가벼운 다리 경련").
태도와 행동의 불일치성
기업과 마케터들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선택해주기를 바라며 열심히 마케팅 활동을 한다. 그래서 마케팅 부서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후로 시장조사를 통해 제품에 대한 반응과 판매예측을 하게 된다. 이때 보통 서베이조사 기법을 사용해서 소비자들의 태도를 측정하고, 분석을 통해 행동을 예측한다. 태도를 통해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전제가 적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경우에서 태도와 행동의 불일치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의 태도는 바람직한 관점에서 규범적 입장을 취하는 반면에, 실제 행동은 자기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쪽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태도와 행동이 불일치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기업의 시장조사처럼 정치 여론조사의 경우도 조사 결과와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상황일 때, 소위 샤이 진보(보수) 현상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이런저런 사건과 불미스런 일들로 사과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이때도 사과하게 된 내용의 본질 못지않게 사과하는 자세를 국민들이 유심히 보는 것은 '과연 이 사과가 진정성을 담고 있나'하는 점이다. 그래서 사과하는 태도 또한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표현이 있다. 2월 15일부터 본격적인 대선 공식 운동 기간에 돌입한다. 예비 면접이 아닌 본 면접을 후보들은 치르게 된다. 유권자인 면접관들은 그간 후보들이 보여준 태도와 능력을 바탕으로 캠페인 기간 내내 더욱 꼼꼼하고 냉철하게 평가하고 확인하여서 대전환기의 최고사령관, 5년 임기의 대한민국 최고경영자 자리에 누가 앉아야 하는지, 적임자를 잘 선택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상우씨는 국립안동대 교수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