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유세연설에서 "보수는 일은 잘하는데 부패해서 문제고, 진보는 깨끗하긴 한데 능력이 없다는 이상한 얘기가 있다"라며 "이거 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도곡동 땅과 BBK 의혹에 대해 "이거 다 거짓말인 것 아시죠",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이라고 연설했던 것을 연상시킨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유세에서 "권력을 국민만을 위해 쓸 사람이 필요하다"라며 "사적 보복이 아니라, 나의 정치적 이익이 아니라 바로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행동하고 실천할 유능한 존재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증오와 갈등으로 갈갈이 찢어지게 하는 게 아니라, 내 정치적 이익에 비록 손상이 오더라도 국민을 위해 있는 자원을 다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런 이상한 얘기가 있다"라며 "보수는 일을 잘하는데 부패해서 문제고, 진보는 깨끗하긴 한데 능력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거 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이라며 "이게 진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거듭 발언했다.
이 후보는 뒤이어 "저는 실적을 갖고, 실력을 증명해서 여러분이 이 자리까지 불러주셨다고 믿는다"라며 "그 핵심적인 토대는 바로 실용"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국민에게 필요한데,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국민의 고통을 줄여주는데 뭐든 하면 되지 뭐하러 씨(정당)를 가리나"라며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문 정부 부동산 정책에 "세금 올라 화나죠? 저도 화나"
이틀째 서울에서 유세를 펼치며 총력전을 벌인 이 후보는 이날 특히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강경한 어조를 보였다. 이 후보는 "여러분, 집값이 갑자기 올라서 세금이 확 오르니까 화나시죠"라고 물으며 "솔직히 화나잖아요. 저도 화나던데"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정책이 국민에게 고통을 주면 안 된다"라며 "세금은 국가가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공평하게 부담하는 것이지, 누가 재수 없어서 내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제가 여러분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그게 합당하다"라며 "재산세와 종부세가 과도하게 올라간 것은 차츰차츰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여러분 여기 재개발·재건축해야 하는데, 깨끗하고 좀 더 크고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데, 재개발·재건축 허가 안 나와서 힘드시죠"라며 "저는 이런 것들을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두꺼비도 새집 달라고 하지 않나"라며 "사람은 오죽하겠나"라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재개발, 재건축을 합리적으로 풀어서 국민들이 원하는 만큼 편하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게 바로 정치고 정책"이라며 규제 완화를 공언했다.
광화문 찾아 "촛불로 쫓겨난 세력의 복귀... 주술에 국정 휘둘리면 되겠나"
이 후보는 광화문 청계광장을 찾아 "촛불로 쫓겨난 정치세력이 단 5년 만에 다시 복귀하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청계광장)에 서서 마이크를 잡으니 2016년 10월 29일 토요일, 촛불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 집회가 생각난다"라며 "1938일이 지났다고 한다. 반갑다"고 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비선실세가 국정농단을 하는 비정상을 극복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촛불을 들었다"면서 "시민들이 든 그 가냘픈 촛불로 쫓겨난 정치세력들이 5년 만에 다시 복귀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더 심각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최모씨(최순실)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는데 주술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나"라며 "정치보복을 후보가 대놓고 말하는 상황을 한 번이라도 겪어봤나. 과거보다 훨씬 더 원시사회로 돌아가려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뭘 알아야 국정도 할 것 아니냐. 국정이 장난이냐"라며 "저는 주술사가 가라는 길이 아니라 국민이 가라고 하는 길을 가겠다"고 했다.
연일 '정치교체'를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는 "둘 중 하나만 선택 가능한 양자택일 거대양당 독점구조를 바꿔야 한다"라며 "우리 국민이 얼마든 제 3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관련 기사:
"반드시"만 5번... 이재명, 명동서 "정치교체" 외치다 http://omn.kr/1xbov).
이 후보는 "여러분은 '신상'을 바라시죠. 여하튼 새것이 좋지 않나"라며 "그러나 퇴행적인 변화, 더 나쁜 변화는 정의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특정 정치인과 정치세력의 교체를 넘어서 정치 그 자체를 바꿔야 한다"면서 "진정한 정치개혁을 통해 국민이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구도로 바꿔야 한다. 이게 바로 국민들이 바라는 세상교체, 정치교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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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보름달 떴다"는 이재명의 서울 연설 "13년 전 아픈 기억 반복 안돼" http://omn.kr/1xcuo
이은미 '샤우팅' 받은 이재명, 서울 송파에서 '부동산'을 외치다 http://omn.kr/1xdp8